기후위기 대응 ‘역행’ 금융기관…화석연료 투자 118조 원

이화진 2023. 12.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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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폐막한 유엔기후협약 총회에서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자는 세계 각국의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은 백조 원 넘는 돈을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어, 세계적 흐름과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화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 준수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2년 전 국민연금은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며, 기금 운용 대상에서 화석연료 산업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고, 화석연료 관련 투자액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 "2023년에는 13조 2천억으로 돼서 탈석탄 선언 전보다 5천590억이 증가했습니다."]

[김태현/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여러 가지 제반 상황이 지금 당초에 결정한 것처럼 (탈석탄 투자를) 하기에는 조금 부담이 있지 않나..."]

국내 다른 금융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연금처럼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곳이 백여 곳이나 되지만,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석탄 기업의 기준을 마련한 곳은 네 곳에 그칩니다.

이러다 보니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의 화석연료 투자액은 118조 원이 넘습니다.

지난 10년간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한 돈의 3배에 이릅니다.

[박남영/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책임연구원 : "(해외는) 사업 포트폴리오도 친환경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그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계속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 그게 금융기관의 재무적 리스크가 될 수가 있는 거죠."]

최근 열린 유엔기후협약 총회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당사국들은 앞으로 7년 내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은 3배 늘려야 합니다.

재원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들이 탈석탄 금융 실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영상편집:전유진/촬영기자:양용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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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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