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서 자라는 여자핸드볼 ‘국가대표’의 꿈…신채현, “부끄럽지 않은 선수 되고파”[토토도네이션]

배재흥 기자 2023. 12.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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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현이 아시아 여자청소년(17세 이하) 핸드볼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강원도 태백에 있는 황지정보산업고 2학년 신채현(17·센터백)은 지난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 여자청소년(17세 이하) 핸드볼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또래 아시아 선수들과 경쟁한 대회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됐지만, 환하게 웃지 못했다. 결승에서 만난 일본에 1점 차 아쉬운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신채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졌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며 “전체 MVP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준우승팀 한국에서 MVP가 나왔다는 건 그만큼 신채현의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런 데도 그는 “팀 성적이 먼저”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신채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두 살 터울 언니를 따라 핸드볼을 시작했다. 그저 뛰어노는 것이 좋았고, 언니가 핸드볼 공을 던지는 모습이 재밌어 보여 시작한 운동이었다. 처음 하는 운동이라 힘든 점도 있었지만, 실력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느끼며 점점 더 핸드볼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때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낸 신채현은 고교 진학 이후 첫 번째 좌절을 경험했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6~7개월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는 “빨리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복귀하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고 당시 속내를 전했다.

신채현이 지난 4월 열린 전국종별선수권대회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신채현 제공



신채현은 남다른 ‘승부욕’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다. 그는 운동할 때 힘든 순간을 묻는 물음에 “실력이 제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라고 답한다. 부상 공백 탓에 남들보다 조금 뒤처졌지만, 신채현은 꾸준한 재활과 운동을 통해 국제대회에서도 인정받는 기량 발전을 이뤄냈다. 이설희 황지정산고 코치는 “(신)채현이는 승부욕이 유난히 강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부상을 당해 경기를 거의 못 뛰었다”며 “100%가 아닌 상태로도 지금 이렇게 뛰는 걸 보면 3학년 때는 더 잘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신채현은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선생님이 ‘보스가 되지 말고 리더가 되자’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코트에서 한 발 더 뛰며 모범을 보이고 싶다”며 “친구, 동생들에게 항상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기량을 더 갈고닦아 고교 졸업 이후 H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롤모델로는 같은 학교 선배 김민서(삼척시청)를 꼽았다. 김민서의 스피드와 센스 있는 경기 운영을 본받고 싶다고 한다.

그는 장차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단, 자신과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는 것이 먼저라고 한다. 신채현은 “국가대표는 나라의 명예를 걸고 국제대회에 나가기 때문에 실력이나 경기 외적으로 떳떳한 선수가 되어야 한다”며 “나중에 국가대표에 뽑힌다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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