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후위기, 우리 얘기였어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2.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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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현대백화점이 '신선식품 무료 손질 포장'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은 식품관 과일·채소를 소분해서 포장해주는 서비스로 고객 호응을 얻어 왔는데, 더 이상 해당 서비스에서 일회용기는 쓰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백화점에 3분기는 값나가는 아우터를 본격적으로 팔아야 하는 시즌인데,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의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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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현대백화점이 '신선식품 무료 손질 포장'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은 식품관 과일·채소를 소분해서 포장해주는 서비스로 고객 호응을 얻어 왔는데, 더 이상 해당 서비스에서 일회용기는 쓰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당장 현장에서 고객 불만이 예상되고,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환경 보호를 위해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연간 6.2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올해는 유독 유통업계의 자발적 친환경 정책이 돋보였다. 일례로 정부가 지난달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무기한 유예하기로 결정했음에도, CU와 GS25 등 주요 편의점은 종이 빨대 사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고객의 선호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GS25는 내년 1월 자체 브랜드 생수 2종을 완전 무라벨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유통업계가 탄소 감축에 이토록 열의를 보이는 건 비로소 기후 위기를 자신의 얘기로 절감하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서 기후 온난화 대응책을 수동적으로 내놓는 것만으로는 지구 온도의 가파른 상승을 막는 데 역부족이란 것이다.

온난화는 북극곰과 펭귄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유통업계의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현실적 문제다. 실제 대형 백화점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빠졌다. 백화점에 3분기는 값나가는 아우터를 본격적으로 팔아야 하는 시즌인데,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의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최근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전보다 퇴보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자발적으로 실천 의지를 표명하는 건 고무적이다. 이윤을 가장 중시하는 기업이 친환경에 앞장서는 건 탄소 저감이 '착한 경영'이 아닌 '생존 문제'라는 메시지다. 기후 위기를 우리 얘기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주체가 많아질수록 기후붕괴를 막을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박창영 컨슈머마켓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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