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회유' 의혹에 "위로한 것"…약 6시간 구속심사(종합)
檢 250여쪽 PPT…변호인 수백쪽 의견서
[서울=뉴시스] 류인선 정유선 전재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대표와 검찰이 법정에서 구속 여부를 두고 약 6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9분까지 약 5시간44분(점심시간 45분)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전망이다.
송 전 대표는 심사 후 '사건 관계인 접촉을 통한 회유 등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 "방어권을 위해 참고인한테 상황이 어떤지 전화한 것이다. 압박 수사 과정에서 정신적인 충격에 정신과 치료도 받은 경우도 있다. 위로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화했다고 증거인멸이라고 말하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다. 허위의 진술을 강요하거나 사주하지 않는 이상 정당한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송 전 대표의 친형 송영천 변호사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외곽단체라는 것이 법적 용어가 아니다. 그 단체 회비가 다 정치자금이 되는 것을 검찰이 노리는 것인데, 정치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혐의가 정치자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불법 정치자금 혐의는 별건 수사라는 주장도 유지했다.
이어 돈 봉투 의혹에 관해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대부분이 진술이다. 공개된 송 전 대표의 일정표 같은 것이 있다. 그외 이정근 녹취록 등이 주였다"며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에 공모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유지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법원에 출석하기 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법정에서 검찰의 혐의에 대해 반박하겠다"고 했고, 법원에 출석하며 "검찰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법원에서는 변호인과 상의해서 겸손하고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측이 사건 관계인을 회유했다고 의심하는데, 이에 대해 "검찰은 100명을 넘게 압수수색했다"며 "한동훈 장관은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안 가르쳐줬다. 압수수색 나온 정진웅 검사를 몸으로 저지하며 독직폭행으로 고소한 사람이 한동훈 검찰 아닌가"라고 했다.
외곽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 "제가 받은 것이 아니고 먹사연 공식 후원 계좌로 들어왔고 공식적으로 지출하고 투명하게 보고했다. 돈 봉투 의혹 입증이 안 되니 검찰이 별건 수사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 이성만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는 법정에서 말하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를 조사한 서민석·윤석환 부부장 검사 등 5명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25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해 혐의 소명, 증거인멸 우려, 범행의 중대성 등을 주장했다.
송 변호사, 선종문 변호사, 이제일 변호사, 전병덕 변호사, 김윤우 변호사 등이 변호인단으로 참석했다. 변호인은 수백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사유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용수 전 보좌관과 공모해 2021년 4월27~28일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돈 봉투 20개(총 6000만원)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강 전 감사, 이 전 부총장과 공모해 같은 해 3월31일과 4월11일 2회에 걸쳐 지역본부장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총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돈 봉투와 관련해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으로부터 같은 해 3월30일 경선캠프에서 지역본부장 교부용 선거 자금 1000만원, 김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과정에 공모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이모 먹사연 소장 등과 공모해 2020년 1월부터 2년간 송 전 대표의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먹사연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4000만원은 민원 청탁 명목 뇌물이라는 것이 검찰 의심이다.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먹사연 의혹으로 받은 불법 정치자금은 총 8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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