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특강] 식자재기업 성장엔 동네식당과 상생 필수
외식사업자 평균 수명 3.1년
기업이 생애주기 연장 도와야
매장운영 지원 매뉴얼 만들고
브랜드·메뉴 상담 팀도 신설
소비자 트렌드 반영도 중요
마라·로제 메뉴로 MZ 겨냥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를 맞아 때마다 새롭게 떠오르는 고객 요구에 맞춰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업종, 업태, 역량을 한정 짓지 않고 고객 중심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야 합니다."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지난달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서 고객인 외식 사업자의 수명을 늘려야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급식 사업자를 대상으로 식자재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CJ그룹 계열사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외식업의 평균 수명은 3.1년에 불과하다"며 "고물가, 구인난 등 외식 사업자가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적극 도움을 주고 외식업의 생애주기를 늘리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경영지원실장, CJ CGV 경영지원실장 및 국내 사업본부장, CJ푸드빌 대표이사를 거쳐 2021년부터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수년간 다양한 업계에서 경영계획 수립 등 기업의 살림살이를 도맡는 역할을 수행하며 '고객 중심 혁신'을 강조해왔다.
CJ프레시웨이는 정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해 새로운 비전인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포하고 기업 체질 변화에 돌입했다. '고객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두고 고객 사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컨설팅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외식 경기 침체로 외식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상기후 현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식자재 품질과 가격의 변동성 또한 높아졌다"며 "다수 고객에게 많은 식자재를 팔아 규모를 키웠던 과거의 방식을 탈피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식 사업자들이 원가 절감을 위한 우선순위로 '식자재'를 꼽는데, 단순히 식자재를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고 생각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사업자들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방안을 찾아 제안하는 솔루션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주점 브랜드 '금별맥주'의 효율적 매장 운영을 위한 맞춤형 매뉴얼을 제작하고,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 대표 메뉴를 기업 구내식당과 학교급식에 적용해 판로 확대를 돕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외식 사업자의 브랜드 및 메뉴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외식솔루션영업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CJ프레시웨이와 협력사 솔루션을 한데 모은 '온리원비즈넷' 사이트를 열기도 했다.
그는 온·오프라인과 B2B·B2C 경계가 희미해지는 최근 추세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누구나 쉽게 온라인 플랫폼으로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식자재 유통과 급식시장도 대형 유통사업자에 모두 흡수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5년간의 변화는 과거 10년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대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1차 고객인 외식사업자뿐만 아니라 음식을 맛보는 최종 소비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매출을 올리는 방법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 앞으로 유행할 메뉴는 무엇일지, MZ세대가 어떤 음식을 선호할지, 사업자의 수명을 어떻게 연장할지에 대해 고민한다"며 "학교급식 'ㅋㅋㅋ' 돈가스, 서울우유와 협업한 딸기우유 파르페, 로제치즈쏙 옹볶이 대용량 밀키트 등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음료(F&B) 트렌드 리포트를 자체 발간하고, '마라' '로제' 등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 및 유통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에게 "사람이든 기업이든 진화하지 않으면 결국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회사를 선택할 때 사업성도 중요하지만 고객 문제 해결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을 더욱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기업 최초로 식자재 유통시장에 진출한 CJ프레시웨이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시장 선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2000년대에는 식품안전센터(현 식품안전연구실)를 설립해 안전한 식자재 유통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섰으며, 2010년대에는 식품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소스 전문 제조사, 전처리 농산물 공급사를 인수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고객 사업 성공을 위한 '솔루션' 전략을 펼치며 식자재 유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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