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재개발구역에 있는 우리 집, 언제를 기준으로 값이 정해질까

오늘은 재개발구역의 집값에 관한 이야기다. 재개발구역의 집값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김택종 변호사 /사진제공= 법무법인 센트로

첫 번째는, 재개발정비사업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이다. 재개발정비사업이라 하면 헌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 사업이다. 재개발조합설립에 동의하여 사업에 동참한 조합원은 자신의 헌집을 투자한 자들로, 재개발사업시행자인 조합의 구성원이다.

그래서 재개발정비사업이 끝났을 때, 남은 것이 있으면 나누어 갖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나누어 부담한다.

재개발정비사업 이후 남는 것이든 부족한 것이든 나누는 기준이 필요한데, 통상 공동사업은 투자를 기준으로 손익을 분배하므로, 결국 각자의 투자금, 즉 헌집의 가격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있어야 투자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므로, 헌집의 가격은 구체적인 사업의 틀이 확정되는 시점에 산정하게 된다. 재개발은 사업시행계획으로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확정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를 기준으로 헌집에 대한 가격이 결정된다. 이를 종전자산평가라고 하고 이때 정해진 헌집 가격을 종전자산평가액이라고 한다.

종전자산평가액은 공동사업에 따른 손익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가격보다는 다른 조합원과의 상대적인 가격이 중요하다. 아무리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조합원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면 투자의 기여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고시된 뒤 사업이 많이 지체되면 종전자산평가가 상승한 부동산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도 반드시 종전자산평가를 다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로서 헌집의 가격은 절대적인 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조합원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인 값이 중요한 것이므로, 종전자산평가액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꼭 문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현금청산' 측면이다. 자의든 타의든 재개발에 동참하지 않는 자들은 헌집을 팔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청산하고 재개발구역을 떠나야 한다. 이들이 현금청산자다. 현금청산자는 당장 현금을 받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은 보통 우상향하기 때문에 현금청산자는 가격을 정하는 기준시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자가 현금청산자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헌집의 가격이 언제를 기준으로 정해지는지'이다.

현금청산을 위해 헌집 가격을 정하는 시점은 일반적으로 집을 파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집을 판다고 하면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가격을 결정한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헌집 가격을 정하는 시점은 현금청산자가 조합에게 넘기기로 약속하는 시점이 된다.

한편, 재개발의 현금청산자들에 대해서는 공익사업을 위해 재산을 수용하는 법률을 준용하는데, 공용수용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협의절차에서 현금청산자가 조합에 헌집을 넘기기로 약속을 하면서 앞서 말한 것처럼 헌집의 가격이 결정된다.
만약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재개발조합이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여 본격적으로 공용수용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감정인을 선정하여 헌집의 가격을 정하는데,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인 수용재결을 통해 헌집은 조합의 소유가 된다. 이 경우에는 수용재결일이 헌집 가격을 정하는 기준시기가 된다. 이상은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적인 내용을 서술한 것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집값을 정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현금청산자라면 전문가의 도움에 따라 헌집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