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가 만든 ‘한동훈 대세론’?...국힘, 결국 ‘윤심’으로 비대위원장 추대할까[이런정치]
한동훈, 비대위원장 대신 ‘선대위원장’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수
“김기현에 ‘윤심’ 있다며 사실상 추대하던 것과 뭐가 다르냐” 비판도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은 18일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가졌다. 복수 회의 참석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한동훈 대세론’이 실제가 아닌 친윤계 의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대세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200여명의 현역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참석했다. 원내에서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해 이철규, 주호영, 정진석, 이양수, 이용, 유상범 의원 등이 자리했다. 지도부에서는 장예찬, 김가람, 김병민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윤 권한대행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절차가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후에 제가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복수 회의 참석자는 ‘한동훈 비대위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선 장예찬 최고위원과 성일종, 이용호 의원, 이창근 하남시 당협위원장,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등이 발언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참석자 20여명이 공개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인물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한 두 사람의 입장이었다고 한다.
장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은 (한 장관을) 아껴 쓸지 말지 할 시기가 아니고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야 한다”며 “지지율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설명하지 않느냐. 국민과 당원들이 가장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지지율도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지지율이 낮은 사람을 인위적으로 임명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근 위원장은 2012년 총선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11년 11월에 당이 문을 닫을 뻔 했고 그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사건 때문에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등장했다”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제게 ‘친이-친박은 없다. 단 한 석이라도 더 만들자’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차기 비대위원장이 선언해야 할 것은 친윤-비윤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이 모아져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비윤계가 비춰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대신 선대위원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한동훈 카드’를 비대위원장으로 쓸 필요가 있냐. 그런 의미에서 반대 입장을 드렸다”며 “특히 김건희 특검법에 관해서 한 장관이 무슨 말을 하든 다 이해충돌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과연 한 장관에 (비대위원장이라는) 역할을 밀어넣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철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윤계 ‘세몰이’가 ‘한동훈 대세론’을 굳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윤계 핵심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일찌감치 한 장관을 옹호하면서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회의 처음부터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으로 데려와야 하냐’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이미 당 지도부는 한 장관의 등판을 염두에 두고 우리를 소집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초선 의원은 “수직적 당정관계 때문에 당이 비대위 상황에 직면했는데도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을 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윤심’이 김기현 전 대표에게 있다며 사실상 추대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참석 의원은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둬야 할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둬야 할지에 대해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당 지도부는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의지가 강해보였다”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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