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아이돌”···요아소비 내한 공연서 팬들 ‘일본어 떼창’

김한솔 기자 2023. 12. 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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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OST를 부른 일본의 2인조 밴드 요아소비가 지난 16~1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첫 내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리벳 제공

“안녕하세요! We are 요아소비!”

이쿠라의 짧고 굵은 소개 뒤 곧바로 ‘밤을 달리다’ 라이브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보컬리스트 이쿠라, 작곡가 아야세로 이루어진 일본의 2인조 밴드 요아소비는 지난 16~1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내년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첫 나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의 OST ‘아이돌’을 불러 이름을 알렸지만, 2019년 11월 데뷔곡 ‘밤을 달리다’가 스트리밍 조회수가 10억회를 돌파한 인기 그룹이기도 하다. 이번 내한 콘서트도 당초 하루만 열릴 예정이었으나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티켓이 전석 매진되면서 하루 연장됐다.

요아소비의 작곡가 아야세. 리벳 제공

이날 공연은 앵콜곡을 포함해 총 16개의 세트리스트로 구성됐다. 요아소비는 데뷔곡 ‘밤을 달리다’를 시작으로 ‘축복’ ‘삼원색’까지 연달아 부른 뒤 한국어로 “요아소비의 이쿠라, 아야세입니다. 여러분들을 만나서 너무너무 기뻐요”라고 인사했다. 관객들은 ‘아이돌’ 가사를 패러디해 ‘요아소비는 완벽한 궁극의 아이돌’ 이라고 적은 슬로건과 응원봉을 들었다. 공연 중간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순간마다 목청껏 ‘아이시떼루(사랑해)’ ‘카와이(귀여워)’ 라고 소리치는 관객들이 있어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요아소비는 공연 중간 직접 써 온 편지를 한국어로 읽기도 했다. “언제나 응원해주는 여러분들의 소리가 일본에서도 들려와요.”(아야세) “꿈을 이루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꿈을 같이 이뤄나가요.”(이쿠라)

요아소비의 보컬리스트 이쿠라. 리벳 제공

거의 모든 곡에서 ‘일본어 떼창’이 나왔다. 이루카는 18일 서울 중구 명동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템포가 빠른 곡은 따라해주실 것으로 예상했는데, 발라드곡까지 따라불러주셨다. 한국 분들은 따라불러주시는구나 느껴서 둘째 날은 더 그렇게 해달라고 연출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야세도 “처음부터 마지막곡이 나오는 순간까지 끝까지 노래를 함께 불러주시는 것은 일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에너제틱했다”고 했다.

노래를 부르는 이쿠라의 뒤로 애니메이션 화면이 나오고 있다. 리벳 제공

무대는 요아소비가 주제곡을 부른 애니메이션의 세계관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화려하게 꾸며졌다. 요아소비는 <최애의 아이>를 비롯해 <장송의 프리렌> <비스타즈>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등 여러 애니메이션의 OST에 참여했다. 아야세는 “사실 애니메이션만큼 표현의 자유도가 높은 분야는 없는 것 같다”며 “저희가 소설을 음악으로 만드는 유닛이기 때문에 실사보다 애니메이션이 더 친숙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소설을 음악으로 바꾸는 독특한 작업방식
일본의 2인조 밴드 요아소비. 리벳 제공

요아소비는 일반인들이 온라인에 투고한 소설을 음악화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의 그룹이기도 하다. 데뷔곡 ‘밤을 달리다’ 역시 일본의 소설 플랫폼 ‘모노가타리’ 공모전 수상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야세는 소설의 음악으로 만들기 위해 원작 소설을 많이 읽고, 곡에 맞는 ‘색깔’을 찾은 뒤, 해당 색깔을 음악으로 구현한다고 했다. 그는 “소설에서 붉은색의 이미지가 연상된다면 몽화적이고, 섹시한 분위기의 곡을 만든다. 그렇게 멜로디를 구성하고,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가사로 만들어 데모 테이프를 이쿠라에게 보낸다”고 했다.

이쿠라는 “저 역시 원작 소설을 굉장히 많이 읽는다”며 “아야세씨한테 곡이 오면 소설의 세계관이 어땠는지, 소설 주인공의 심정이 어땠는지 상상해본다. 만약 주인공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떻게 부를지 상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작업한 곡 중 ‘아마도’는 소설을 읽고 멜로디를 구성해 음악을 만드는 데까지 단 40분이 걸렸다고 한다. 가장 오래 걸린 것은 데뷔곡인 ‘밤을 달리다’였다. 이 곡은 최근 빌보드 차트에 오른 J팝 중에서 높은 성적을 거뒀다. 아야세는 “저희가 J팝 대표주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대한 자긍심이 있다. J팝이 전세계에 다가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딛은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지만 랭킹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영감을 받아가면서 즐겁게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요아소비. 리벳 제공

요아소비는 인기 요인에 대해 “코로나 때 데뷔를 해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실감을 한 건 최근인 것 같다. 일본에서 소설을 음악으로 만드는 유닛은 저희가 처음이었고, 그래서 신선함을 느낀 것도 있었던 것 같다”며 “저희가 한국 K팝 그룹들을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한국의 팬분들께서 저희를 친숙하게 느끼시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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