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북한 미사일 발사날 외무성 부상 만나…“교류·협력 심화 원해”

이종섭 기자 2023. 12.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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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18일 베이징에서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8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양국 간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이날 오전 외교 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박 부상을 만나 양측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조선의 전통적 우의는 양당과 양국의 전 세대 지도자들이 직접 수립한 것으로 양측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분쟁이 교차하는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과 조선은 항상 서로를 지지하고 신뢰했으며, 우호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수교 75주년 기념행사를 잘 개최해 중·조 우호 협력 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 부상은 “양당과 양국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의지와 신시대 요구에 따라 조·중 관계 발전을 계속 심화하는 것은 조선 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화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박 부상은 그러면서 “조선은 계속해서 중국과 함께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이익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과 박 부상의 만남은 이날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한 가운데 이뤄졌다. 북한은 전날에도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날 만남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관련, 한·미·일과는 달리 북한 비판에 거리를 둬왔다. 대신 미국을 포함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각 당사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논평을 요구받고 “한반도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군사적 억제력을 통한 압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통하지 않으며 역효과를 내고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며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협상만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이라며 “관련 당사자들이 한반도 문제의 원인을 똑바로 보고 실제 행동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과는 달리 “급선무는 형세의 완화로,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고, 이를 위해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브리핑에서 전한 바 있다.

박 부상은 사실상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외교 회담을 위해 중국을 찾은 북한 내 고위급 인사다. 정확한 방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 박 부상은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도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두 사람이 내년 북·중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양국 우호 협력 관계를 심화하고 전략적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내년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양측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단절됐던 고위급 교류 등을 본격적으로 재개해 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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