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 김대중’ 보러 민주당 거물들 총집결…한 마디씩 했다는데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3. 12.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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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포용할 수 있는 단합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뼈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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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탄생 100주년 맞아 한데 모인 친명·비명
김부겸 “당 위해 더 큰 폭 행보 해달라”
이재명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
이낙연·정세균은 각자 일정으로 자리 피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전 총리,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가) 당을 위해서 더 큰 폭의 행보를 해주십사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포용할 수 있는 단합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뼈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 함께 참석했다. 김 전 총리는 시사회에 앞서 이 대표와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이 대표가 고생하신다”면서도 ‘큰 폭 행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의 ‘병립형 비례제 회귀’ 시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당부를 들은 이 대표는 ‘시사회 사전환담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가느냐’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러나 연이은 주변의 인터뷰 요청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열어 제처오신 민주주의 길을 존경하는 김부겸 총리님과 함께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민생경제의 후퇴와 퇴행을 막는 것”이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시사회 후에 ‘더 큰 폭의 행보’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포용하는 단합’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큰 물줄기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대표께서 노력해달라는 취지로 말씀을 드렸다”며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진 정치적 큰 흐름이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더 큰 물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내 비이재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등 좀 더 폭넓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대표는 “(영화가) 대한민국 정치사의 정말 큰 거목으로 그 권한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바꾸신 삶을 잘 조명한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흑백 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과거의 모습들이 다시 우리 사회에 전개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과거 독재정권의 모습이 재현될 수 있으니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피하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당초 VIP 시사회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이 시사회에 이재명 대표도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7시에 열리는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방송스케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나서자 이재명 대표는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나며 고립 작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에 김 전 총리, 28일에 정 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정 전 총리의 경우 ‘민주당의 민주주의가 실종됐다’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대표가 어떤 협상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봉한 영화로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 정치인 김대중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때문에 이날 시사회에는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를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성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이사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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