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6시간 25분 만에 영장심사 종료…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 실질 심사가 18일 오후 4시29분 종료됐다. 이날 오전 10시4분 실질 심사가 시작된 지 6시간 25분만이다.
송 전 대표는 실질 심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전화했다고 증거 인멸이라 말하는 것은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했다. 그는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참고인에게 상황이 어떤지 (물으려) 전화한 것”이라며 “압박 수사 과정에서 몇 사람들은 정신병 치료도 받았다.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 도중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건 관련자들을 접촉하고 회유하려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 심사에서 검찰과 송 전 대표 측은 증거인멸 염려를 두고 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검찰에서 말하는 회유를 한 적 없다”며 “박용수 전 보좌관으로부터 돈 봉투 살포와 관련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바 없다”고 했다. 또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진술뿐”이라며 “특별히 새로운 증거는 (없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하기 전 휴대폰을 폐기한 뒤 ‘깡통폰’을 제출한 점과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건 관련자 접촉을 시도한 점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검찰과 송 전 대표 측은 송 전 대표의 외곽후원 조직으로 알려진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의 성격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사적 외곽 조직으로, 불법 정치자금의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반면 송 전 대표의 변호를 맡은 친형 송영천(사법연수원 13기)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외곽단체는 정치단체가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은 실질 심사를 앞두고 500여쪽 분량의 의견서와 250여쪽 분량의 PPT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측도 수백쪽 분량의 PPT와 의견서를 준비해 변론에 나섰다고 한다. 양측은 법정에서 먹사연의 조직 성격에 대한 공방을 시작으로, 정치자금·뇌물 수수 경위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경위를 두고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다. 각 혐의에 대한 변론을 마친 뒤엔 구속 필요성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2일 자신이 당대표로 선출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 해 4월 27~28일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이 든 돈 봉투 20개(6000만원)를 살포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전 대표는 또 그 해 3월 30일과 4월 11일엔 경선 캠프 지역 본부장들에게 돈 봉투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이 관여했는데,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정점’으로 보고 이 사건을 수사해왔다.
송 전 대표는 2020~2021년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 중 4000만원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관련 청탁과 함께 받았다는 뇌물 혐의도 적용됐다. 또 부외선거자금 명목으로 사업가 김모씨와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4시34분 검찰의 승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법원의 실질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