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투자 유치'서 '반도체 동맹'까지..지구 5바퀴 돌며 성과냈다 [尹 순방 결산]

김학재 2023. 12. 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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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지구 7바퀴 가까이 도는 강행군
90여개국 정상들 150여 차례 만난 尹대통령
수출과 세일즈 외교에 집중
중동 빅3 투자 확대, 원전·방산·인프라 협력 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 구축도
5박7일간의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월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 한해 순방 일정이 마무리됐다.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까지 올해만 13회, 15개국을 돌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치며 두둑한 경제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UAE에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매 순방 마다 현지 기업들과 만나 대규모 투자유치와 수출 확대 계기를 조성하는 등 유무형 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가장 최근인 네덜란드에선 반도체 장비 강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구축해 안정적인 공급망 형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8월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방문, 3월 일본 방문 등으로 한·미·일 3국 연대는 정상궤도를 넘어 활성화됐고, 중국과는 적절한 긴장관계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시키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운동장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비록 실패로 끝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포함한 순방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외교의 접점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1년간 지구 5바퀴 돌며 세일즈

18일 윤 대통령의 올해 1년간 순방 이동거리를 살펴본 결과, 약 20만km를 이동해 지구를 약 5바퀴 이상 돈 것으로 나타났다. 13차례에 걸쳐 15개국을 방문한 모든 일정의 중심에는 세일즈 외교가 있었다.

취임 후 1년 7개월간으로 보면, 윤 대통령은 약 26만km, 지구를 7바퀴 가까이 도는 강행군 속에 기업인들과 함께 90여개국 정상들을 150여 차례 만나 수출과 세일즈를 위한 외교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까지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다자회의가 열리는 곳이든, 국빈으로 방문하는 곳이든 어디서든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과 한국으로의 투자 유치 관련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UAE 300억 달러 투자 유치다. 마지막까지 '빈칸'이었던 투자유치 금액은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결정됐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영국과의 100억 파운드(약 122억 달러. 약 15조원)이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투자금액이었다. '1호 영업사원'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UAE 순방 기간에 나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모하메드 대통령의 방한이 미뤄졌으나, 해당 투자 이행 작업은 현재 진행중이다. 우리 측 기획재정부, 산업은행과 UAE 측 무바달라 측간 실무협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힌 바 있다.

미국의 핵 전략자산의 수시 전개와 핵우산 명문화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으로 대표되는 성과를 냈던 미국 국빈 방문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도착 즉시 넷플릭스와 테슬라 대표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선 미국 '빅3'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실판 아민 수석부회장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개선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활동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한국에서의 생산량 확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을 만나 원전과 방산, 인프라 협력 세일즈를 펼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정상외교로 막힌 길 뚫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개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정상외교로 활로를 뚫어 활동 폭을 넓혀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체결한 양국간 반도체 동맹은 국내 대기업들에게 첨단 노광장비 수급 효율화라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일본을 방문해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풀리기도 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선 안보 협력 외에도 경제, 첨단기술 협력으로 파생돼 글로벌 금융시장 대응을 위한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인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도 신설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간에는 유사시 통화스와프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한일 간에는 8년 만에 상시 통화스와프를 재개했다.

한미 동맹이 공고해지면서 미중 갈등 속에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공장으로의 첨단 기술 반입을 제지하던 미국의 제재로 골머리를 앓던 우리 기업들에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실제 윤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순방에 동행했던 스마트팜 기업들의 올해 수출은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순방을 통해 사막에서 스마트팜, 수직 농법을 활용해 야채와 과일을 직접 재배하려는 수요가 높은 중동 주요국들과 국내 관련 기업들을 연결시켜주는 매개 역할을 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현장에서 투자신고를 하는 등 세일즈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의 역량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외국 현장을 찾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에 독려하는 것 또한 기업 당사자들에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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