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트럼프 추격…‘대선풍향계’ 뉴햄프셔 지지율 15%P차 좁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압승을 자신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저울질하고 있는 제3지대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표를 더 많이 잠식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 초기 경선지서 대역전 노리는 헤일리
미 CBS방송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1월 23일 공화당의 두번째 경선이 열리는 북동부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29%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4%)을 15%포인트차로 따라붙었다. 지난달 9~14일 워싱턴포스트(WP)가 이 곳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18%)는 트럼프 전 대통령(46%)에게 28%포인트 뒤졌다. 약 한 달 만에 격차를 대폭 좁힌 것이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는 ‘호감 가는 후보’를 묻는 문항에서 55%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36%)을 넉넉히 제쳤다. ‘합리적 후보’ 항목에서도 51%로,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36%)을 앞섰다.
뉴햄프셔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는 공화당원 뿐 아니라 당적이 없는 유권자도 투표할 수 있다. 내년 11월 대선(본선)에서 특정 주자의 경쟁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해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다. 또 주자 가운데 의미 있는 2강 또는 3강을 압축시켜 경선 구도를 확정짓는 효과를 갖는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 또한 최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다만 CBS 조사에서 같은 달 15일 공화당의 첫 대선 경선이 열리는 중부 아이오와주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이 13%에 불과해 트럼프 전 대통령(58%)에 크게 뒤졌다. 아이오와주 경선은 공화당원만 참여가 가능한 ‘당원대회(코커스)’ 형태로 치러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에서 바람을 일으킨 뒤 내년 2월 23일 고향 겸 정치적 텃밭에서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 곳에서 나고 자랐고 주지사도 지냈다. 뉴햄프셔에서 본선 경쟁력을 입증한 후 고향에서의 승리를 통해 ‘트럼프 대세론’을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이다.
● ‘바이든 텃밭’ 공략하는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서부 네바다주에서 유세 활동을 벌였다. 이 곳은 공화당의 주요 경선지 중 히스패닉 인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히스패닉 유권자를 집중 공략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에서 자신의 우위를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박빙 열세를 보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층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모닝컨설트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던 유권자의 41%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제3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유권자는 35%만 “제3후보 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제3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층, 특히 젊은 유권자 결집에 중대한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17일 진단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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