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첫 140만명 넘겼다···코로나 끝나자 급증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국내를 찾는 외국인이 크게 늘면서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수가 올해 처음 140만명을 넘겼다. 외국인 취업자 수도 90만명을 웃도는 등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외국인의 비중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외국인 임금근로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월급이 200만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법무부가 18일 발표한 ‘2023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상주 중인 외국인 수는 143만명으로 전년 대비 12만9000명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로, 상주 외국인 수가 140만명을 넘긴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증가율(9.9%) 역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2014년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해소되면서 유학생 등 그간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던 외국인이 대거 입국하게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산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E-9(비전문취업) 비자 인력 쿼터를 올해 대폭 늘리기로 결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엔데믹 상태에서 비전문취업 입국자와 유학생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며 “그중에서도 비전문취업 입국자가 6만명 가량 크게 증가한 것이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는 9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9.5%(8만명) 가량 늘었다. 외국인 취업자 수가 90만명을 넘어선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유학생 입국자가 대거 늘어난 영향으로 외국인 고용률(64.5%)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취업자는 광업과 제조업에서 41만2000명, 도소매·숙박·음식업에서 17만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14만3000명 등 순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35.3%)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베트남(11.3%), 중국(4.9%)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아시아 국가(39.8%)까지 포함하면 아시아 지역의 외국인 비중이 90% 이상이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임금’에 대한 불만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는 한국인 노동자와 자신을 비교했을 때 78.1%가 비슷한 수준의 업무량을 떠안고 있다고 답했고, 한국인과 비슷한 임금을 받는다는 비중은 67.7%로 더 낮았다. 비슷한 일을 하고도 한국인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고 답한 외국인은 19.2%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임금근로자로 일하는 외국인 중 이직하고 싶다는 비율은 12.3%였는데, 이직 희망 사유로는 낮은 임금(39.2%)을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상주 외국인 중 29.8%는 이전 1년 간 월 평균 소득이 한푼도 없었다고 답했다. 1년 새 3.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임금근로자 중 50.6%는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대였고, 전체 외국인 중에서는 한달에 200만원대를 벌어들이 비중이 32.8%로 낮아졌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벌어들인 돈을 생활비(39.4%)로 가장 많이썼다. 소득 23.2%는 본국 등 국내 외로 송금했다. 저축액 비중은 15.7%에 불과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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