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재 '전진배치'한 민주당…부산서 바람 일으키나

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3. 12.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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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류삼영 前 총경 인재 '3호' 영입
인재 '2호' 이재성 前 NC 전무, 사하을 출마 유력
당내 '부산 해볼 만하다' 기류…목표는 '9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인재영입 3호 인사인 류삼영 전 총경에게 당 점퍼를 선물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인재를 2·3호로 영입하며 부산 민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엑스포 유치 실패 여파로 출렁이는 지역 민심을 잡아 선거전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8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영입식을 열고, 류삼영 전 총경을 3호 인재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 이른바 '총경 회의'를 주도한 인물로 이후 징계를 받고 좌천 인사를 당한 인물이다.

그는 부산지역 인재로 분류된다. 1964년 부산에서 태어난 류 총경은 부산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대 4기로 임관해 부산에서 오랫동안 경찰로 근무했다. 부산 연제경찰서장·영도경찰서장,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장·광역수사대장, 수사2과장과 청문감사관을 거쳐 초대 반부패수사대장을 지냈다.

류 총경은 이날 영입식에서 총선 출마 관련 질문이 나오자 "구체적으로 출마 지역 등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하거나 결심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좌천성 인사를 당하고 사직한 뒤 지역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그가 저서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첫 출판기념회를 지난 14일 부산에서 연 뒤로는 '부산 출마설'이 공공연히 퍼진 상태다.

이날 영입식에서도 류 총경은 부산지역 연고를 강조했다. 그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깡깡이 아지매'로 일하며 네 자식을 홀로 키운 어머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면서, "35년 경찰 생활 대부분을 수사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칠성파 수사, 부산 신창동 사격장 화재 사건, 김길태 사건 등을 지휘하며 국민의 경찰로 다시 태어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만약 류 총경이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후보로 총선에 출마한다면, 연고가 있는 부산을 선택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인재 '4차산업 전문가'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표에게 점퍼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


류 총경에 앞서 14일 민주당 인재 2호로 영입된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는 이미 부산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부산 태생에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이 전 전무는 부산 창의교육센터 '알로이시오기지 1968'에서 초대 기지장을 맡았고, 부산문화재단 이사 등을 역임한 이력을 내세우며 동서 간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영입식에서 "비례대표로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딘 서부산 지역에 나가고 싶다"며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대포를 새로운 e스포츠 성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다대포가 있는 사하구을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민주당이 영입 2·3호 인재를 부산지역 인사로 포진시킨 건 이번 총선에서 '부산도 해볼 만하다'는 기류가 당내에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자체 판세 조사를 통해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5곳이 우세하고, 3곳에서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 3곳 외에도 구청장을 지낸 인사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공을 들인 정치인들이 '개인기'를 발휘할 수 있고, 개인 지지도가 낮지만 정당 지지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영입 인사를 투입한다면 목표인 9석 확보도 가시권에 들어온다는 계산이다.

지역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유치에 열을 올린 2030 엑스포가 참패로 끝나며 정부 여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민주당에게는 유리한 요소다.

부산지역 민주당 한 주요 인사는 "당에서 부산 인재를 2·3호로 연달아 영입한 건 그만큼 부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지난주 당 대표와 지도부가 부산을 찾아 지역 현안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고 강조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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