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가 미처 전하지 못했던 진심 “매형, 고생 많으셨어요”
NC 외야수 박건우(33)는 2023시즌을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마무리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09년 두산에 지명돼 프로 무대에 입성한 박건우는 데뷔 후 한 번도 ‘황금장갑’을 거머쥔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난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진행자의 실수로 “NC 박민우”라고 불렸을 때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미 ‘NC’라고 부르는 순간 자신의 수상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박건우는 수상의 순간 자신의 가족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특히 자신을 위해 헌신한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부모님이 너무 많이 고생하셨다. 제가 누나가 둘이나 있는데 누나들이 서운해할만큼 나를 너무 사랑해주셨다. 그동안 많이 고생하셨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2009년 9월2일 데뷔 처음으로 안타를 뽑아냈던 박건우는 올시즌까지 개인 통산 1303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그는 “부모님이 내가 1300개 넘게 안타를 치는 동안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보셨을 것”이라며 “지금쯤 되면 사실 안타 하나 못 쳐도 ‘내일 칠 수 있겠지’라고 부모님도 생각하시면 좋겠는데 오히려 더 불안해 하시고 아직도 그러신다. 이제는 부모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효심’을 드러냈다.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하던 박건우는 ‘매형’ 장원준(은퇴)를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장원준은 지난 10월말 두산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2004년 롯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장원준은 지난 10월17일 SSG전에서 선발 등판해 4.1이닝을 소화하고 역대 개인 통산 2000이닝 기록을 세운 뒤 선수로서의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통산 기록은 446경기 132승 119패 1세이브와 14홀드 평균자책 4.28이었다.
장원준은 박건우의 둘째 누나 박다현씨의 남편으로 박건우에겐 매형이다. 박건우는 최근 장원준의 근황에 대해 전했다. 그는 “요즘에 매형을 볼수 있는 기회가 조카들이랑 키즈 카페를 갈 때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형 너무 고생 많으셨고 너무 감사했다”라며 “내가 천방지축이었는데 매형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매형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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