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논쟁 거리둔 나경원 "반성하고 `생동감있는 당` 만들길"

'초선 연판장 사태' 등으로 당대표 불출마하며 "질서정연한 무기력" 경고했던 羅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 출석…"(그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라 소망했었다"
비대위원장 가능성 일축, 당정관계 재정립 등 黨 자성 촉구…"말 아끼겠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최근 서울 동작구을 당협위원장으로서 당원·지역민과 함께 진행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김기현 당대표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장 출범 논의에 관해 "우리 모두 내려놓고 반성하며 '생동감 있는 정당'을 만들어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전직 수도권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은 18일 정오쯤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출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오늘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패스트트랙(2019년 더불어민주당 주도 수사권조정·공수처·선거법 등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한 자유한국당 등의 국회 내 물리적 충돌 사건) 재판을 받으러 오면서 만감이 교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말까지 한국당 원내대표로서 원내 투쟁을 지휘했던 그는 "(야당 시절) 치열함으로 정권교체는 이뤘지만, (그때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일 것'이란 소망의 하루하루였던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또 "비대위 관련 이런 저런 나의 생각이 있지만 말을 아끼고 싶다"면서도 당의 반성과 함께 '생동감 있는 정당'을 언급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서울 동작구을 당협위원장이지만, 이날 재판 일정상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선 친윤(親윤석열)계 주류 측이 띄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비대위원장 추대론이 주된 논제가 됐다.

나 전 의원은 지난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초선의원 50인 연판장' 집단압력에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에 "질서정연한 무기력"을 경고하며 "무질서한 생명력"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과 함께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거론됐지만 고사한 상태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정치 작동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 비대위원장도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당정관계 재정립 같은 게 전제돼야 비대위 구성이라든지 당 지도체제 확립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데엔 선을 그으면서 동작을 지역구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존재감이 있는 분이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지난 16일 강원 춘천시 방문 계기 지역지와 인터뷰에선 "(비대위 전환을 앞둔) 지금이 우리가 제일 힘든 때"라고 말했다. 원내를 향한 듯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우리 당의 모습이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그런 부분을 고치는 게 22대 총선 공천이 돼야한다"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