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면 병원이 손해...외과의 “왜곡된 구조 손질해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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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중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국내 외과 학계가 불합리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18일 오전 대한외과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가치점수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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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난도 수술도 일률 평가”
“독립된 전문가 조직 필요”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출혈을 일으킨 30대 간호사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전국에 89개 신경외과 수련병원이 있는데 각 병원에 뇌혈관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1~2명에 불과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권정택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장)
“더 위험하고, 고난도의 수술을 할수록 병원과 전문의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현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젊은 의사들의 외과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몇년 내 대한민국 외과계는 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김경환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장)
응급·중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국내 외과 학계가 불합리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18일 오전 대한외과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가치점수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가치점수란, 쉽게 말해 보건 당국이 진료비(요양급여)를 합리적으로 지급하기 위해 의료 행위별 업무량과 진료비용에 대해 점수로 매긴 것이다. 상대가치점수는 곧 의료기관의 수익인 요양급여와 직결된다. 유형별 점수당 단가(환산지수)를 곱해 수가를 매긴다.
문제는 이 제도가 외과에 불합리하고 불균형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외과학계의 지적이다. 실제 정순섭 대한외과학회 총무이사(이대목동병원 외과과장) 설명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상대가치연구단에서 연구한 3차 상대가치 기준의 각 관리 진료과별 의사업무량에서 외과는 9개 분과로 나눠져 있고, 외과 행위 수는 총 386개다. 이에 대한 의사업무량 총점은 10억7425만3437점이다.
이 총점을 다른 과와 비교하면, 외과 총점은 행위 수가 외과의 절반 수준인 비뇨의학과나 산부인과와 비슷하거나 적고 이비인후과의 ⅓, 안과의 ¼ 수준에 그친다. 행위 수가 110개인 마취통증의학과의 ⅙, 행위 수 60개의 소화기 내시경 의사업무량 총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점수다.
이런 점수 제도 탓에 힘들고 위험한 수술을 하는 외과는 운영할수록 의료기관이 외려 손해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외과학계의 지적이다. 제도가 고위험 수술의 위험도나 난도에 대한 반영이 없고 유형별로 일률적으로 점수를 정하고 있어서다.
김경환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은 그는 “단적인 예로 심장판막 대동맥 수술의 경우 평균 시간은 5시간으로 책정돼 있는데, 환자 상태가 안좋아 수술 시간이 7시간 걸릴 경우, 병원에 손해를 끼치는 이상한 구조”라며 “현행 행위별 수가 제도를 가치 기반 수가 제도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응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순천향대부천병원장)은 “상대가치점수 제도 도입부터 1~3차 개정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수술의 위험도, 난도, 환자 상태 등 현실 반영 없이 위험도와 업무량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재원을 투입하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직을 구성해 원점으로 돌아가 시스템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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