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기사' 폭행한 택시업체 대표, 다른 직원도 때려 눈 주위 뼈 골절

檢, 방영환씨 폭행 해성운수 대표 기소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 마련된 고 방영환씨 분향소에서 방영환 열사 대책위 회원들이 택시 완전월급제 도입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완전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다 분신해 숨진 소속 택시기사를 폭행·협박한 운수회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업체 대표가 다른 직원의 얼굴을 때려 골절상을 입힌 사실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재만)은 18일 해성운수 대표 정모(51)씨를 특수협박, 모욕, 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씨는 3월 24일 회사 앞에서 시위 중이던 업체 기사 방영환(55)씨의 턱을 때리고, 8월 24일에는 방씨를 향해 화분 등을 던지려고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부당해고 소송을 통해 복직한 방씨가 임금지급을 거부하는 회사를 상대로 1인 시위를 이어가자 지속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방씨는 9월 26일 분신한 뒤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열흘 만에 사망했다.

정씨에게는 11월 3일 소속 직원 A(71)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하며 소화기로 위협한 혐의도 적용됐다. 방씨가 사망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전치 4주의 안와골절상을 입었다.

정씨는 수사 과정 내내 소속 노동자들을 폭행·협박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분신 사망에 대해서도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녹취록, 지인들의 진술과 유서 등을 검토해 정씨의 혐의를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족과 상해 피해자에게 지원과 함께 재판에서 진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또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피고인의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