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조개가 산다? 연체동물 19종 분포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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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마치 자식처럼 품고 있는 듯한 분화구.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아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물장오리'라는 곳입니다.
KBS 취재진이 지난 10월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물장오리에서 민물고기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미꾸리'가 발견됐습니다.
이후 2008년 국내 연구진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해발 400~1,000m에 있는 한라산 산림지대 습지에서 산골조개의 집단 서식을 100년 만에 처음 확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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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마치 자식처럼 품고 있는 듯한 분화구.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아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물장오리'라는 곳입니다.
한라산에는 이처럼 물이 고여 만들어진 신비로운 산정호수가 여럿 있는데요. 물장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입니다.
해발 900m인 이곳에 과연 물고기가 살고 있을까요?
KBS 취재진이 지난 10월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물장오리에서 민물고기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미꾸리'가 발견됐습니다.
미꾸리는 미꾸라지와 달리 노란색 바탕에, 꼬리지느러미 시작 부분의 검은 점이 특징입니다.
과거 미꾸리가 있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지금까지 어떤 경로로 서식하게 됐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조류에 의해 옮겨졌는지, 누군가 인위적으로 이식한 것인지 등 정확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한반도 내륙에 서식하는 미꾸리 집단과의 유전적 차이 등을 비교 분석할 계획입니다.
한라산 어리목 탐방안내소 인공연못에서는 잉어가 발견됐지만, 누군가 방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꾸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1100 습지에서는 어류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지난 7개월 동안 어류 조사를 비롯해 연체동물과 거미류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성판악 탐방로 코스 주변에서 산골조개가 발견됐습니다. 산골조개는 고산지대 청정 용천수 등에서 자생하는 민물조개입니다.
한라산 산골조개는 1908년 일본인 과학자 구로다 씨가 한라산 백록담에서 채집해 삼각산골조개(Sphaerium sp.)로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08년 국내 연구진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해발 400~1,000m에 있는 한라산 산림지대 습지에서 산골조개의 집단 서식을 100년 만에 처음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산골조개를 포함해 제주남방밤달팽이, 입술대고둥아재비, 제주배꼽털달팽이 등 한국 고유종 연체동물 4종이 발견됐습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이번에 발견된 한국고유종 4종을 포함해 한라산에 연체동물 19종이 분포하는 사실을 처음 보고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미류 조사에서는 장수염낭거미류와 접시거미류 등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 후보종 2종이 발견됐습니다.
세계유산본부는 2016∼2019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에서 확인한 거미류 190종과 이번 조사에서 새로 기록된 33종을 합쳐 모두 223종의 종 현황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채집된 생물 90점을 표본으로 제작하고, 향후 유전자 연구 등을 통해 제주 자연자원만의 고유 특징을 지속적으로 밝혀나갈 계획입니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서식환경 모니터링, 유전자 분석 등 추가 연구를 통해 제주 자연환경 변화에 대한 신속한 감지 및 체계적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정량적 자료 확보에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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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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