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돈이 돈다...증권가에서 주목하는 '이 업종'

김창현 기자 2023. 12. 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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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움츠러들었던 바이오주가 기지개를 켠다.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고금리에 민감한 바이오주 투심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기술력과 안정성을 갖춘 대형 바이오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18일 증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0.28%) 떨어진 7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바이오팜은 400원(0.44%) 하락한 9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미약품은 2000원(0.61%) 오른 33만500원에 종근당은 2300원(1.82%) 오른 1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고금리 민감업종이다. 바이오기업은 영업만으로 자금창출이 힘들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금리 상황에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바이오주는 다른 업종보다 비교적 빠른 2021년 하반기부터 조정받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바이오주가 반등할 조짐을 보인다. 국내 주요 바이오업종이 포함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3개월 동안 8% 가까이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경색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 기술력과 안정성을 확보한 바이오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시가총액이 큰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그리고 최근 대규모 해외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종근당 등이 대표적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완화되면 시가총액이 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주도로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금리시대에는 성장주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실적 성장이 정체됐더라도 좋은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제약주에도 주가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노바티스, GSK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해 꾸준한 수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 항체의약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 의약품 위탁생산(CMO) 관련 수주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도나네맙을 비롯해 다수의 항체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품(FDA) 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32년까지 항체의약품 CMO 시장은 132억달러(한화 약 1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기간 8공장의 가동까지 예상된다는 점에서 CMO 시장에서 25%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Xcopri)가 미국 내에서 처방이 확대된 덕택에 올해 3분기 영업손실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엑스코프리는 내년에는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엑스코프리의 처방량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구 프로테오반트) 인수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비만약과 함께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주가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비만약은 제약업계에서 글로벌 메가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3대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과학적 성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팹타이드-1) 호르몬 기반 비만 치료제를 선정했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연구단계가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사에 1조7000억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자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과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R&D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신약 가치가 반영되면 추가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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