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구자욱이 외치는 FA 오승환 잔류의 이유…“가장 고마운 분”
삼성 구자욱(30)은 올시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역할을 하면서 그라운드에서는 성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했다.
지난해에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99경기 타율 0.293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구자욱은 올해에는 119경기 타율 0.336 11홈런 71타점 등을 기록했다. NC 손아섭과 타격왕을 다툴 정도로 시즌 끝까지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생애 두번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구자욱은 올시즌을 돌이켜보면서 모든 영광을 팀 선배에게 돌렸다. 그 중 가장 고마운 선배는 팀 최고참 오승환(41)이다.
“승환이 형이 올시즌에는 가장 감사했다”고 말한 구자욱은 유독 오승환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구자욱은 야수, 오승환은 투수로 야구장에서는 함께 겹칠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교감을 자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었다. 구자욱은 “단지 내에서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도 나눴다”며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했다”고 돌이켜봤다. 오승환이 격려해 준 덕분에 구자욱은 주장이라는 중책을 잘 소화할 수 있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 후 소감으로 고마움을 표하려고 했던 구자욱은 시간 관계상 선배 이름을 언급하지 못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에게)감사하다는 말을 너무나 드리고 싶었다. 너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오승환은 올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이미 행선지는 정해졌다. 오승환은 삼성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고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삼성은 불펜 보강을 위해 외부 FA 김재윤을 영입했다. 오승환과 김재윤이 공존하면서 마운드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전해져오고 있지 않다. 구자욱은 어서 빨리 계약 소식이 나오기를 바란다.
구자욱이 고마운 선배가 또 한 명 더 있다. 그는 “(강)민호 형이 진짜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라며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같이 하자고 하면서 체력 관리도 해주셨다”고 했다.
선배들의 격려를 듬뿍 받은 구자욱은 다음 시즌에도 힘을 받아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비시즌 계획으로 “큰 변화 없이 몸 관리를 잘 해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며 “틈틈이 휴식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팀 우승을 향한 목표도 다시금 생겼다. 시상식 날 유격수 부문에서 수상을 한 LG 오지환을 바라봤던 그는 “나도 (오)지환 형처럼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최고의 한 해였다’라는 말을 하면서 받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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