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 스타 '요아소비', 韓 기자간담회 도중 한국어로 "미안해" 한 사연 [MD현장](종합)
"K팝 굉장히 좋아하고, K팝 아티스트 존경해"
J팝 대표로 전 세계적 인기…"성적보다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일본 그룹 요아소비(YOASOBI, 아야세(Ayase), 이쿠라(ikura))가 첫 단독 내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직접 밝혔다.
요아소비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많은 팬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줘서 성대한 콘서트가 됐다"며 "요아소비로서 해외 첫 단독 콘서트를 한국에서 개최했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콘서트를 기다렸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 분들이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주셔서 좋은 콘서트가 되었다"는 소감이었다. 이번 기자 간담회는 요아소비가 일본어로 답변하면, 통역사가 한국어로 통역해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요아소비는 지난 16, 17일 이틀간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YOASOBI ASIA TOUR 2023 - 2024 LIVE IN SEOUL(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3 - 2024 라이브 인 서울)'을 개최하고 한국 팬들과 만난 바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 느낀 한국 팬과 일본 팬의 차이점으로 요아소비의 아야세는 "마지막 곡이 나오는 순간까지 저희 노래를 함께 따라 불러주셨다. 일본 콘서트에선 잘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한국 팬 분들의 에너지틱한 모습이 많이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이쿠라는 "발라드 곡까지 팬 분들이 따라 불러주셨는데, 첫 날에는 '한국 분들은 이렇게 따라 불러주시는구나' 하는 것을 느껴서 둘째 날은 더 따라 불러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연출을 준비했다"며 한국 팬들과의 소통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한국에서 투어의 첫 콘서트를 개최한 이유로 아야세는 "솔직하게 말하면 일본 입장에서 봤을 때 지리적으로도 가깝다"면서 "이전부터 한국 팬 분들이 라이브 요청을 많이 하셨다. 팬 분들의 요청에 반응하고자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한국어도 배웠다는 요아소비로 이쿠라는 "한국에 오게 됐다고 해서 한국 분들에게 다가가고자, 콘서트 직전에 단기 암기법으로 배웠다"며 웃었다.
이번 콘서트에서 떼창이 제일 컸던 무대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요아소비는 "'군청'을 부를 때 가장 컸던 것 같다. 노래 중 함께 불러주시는 파트가 나오는데, 인이어를 끼고 있었음에도 떼창이 들릴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쿠라는 "너무너무 감동이었다"며 "떼창을 듣고 있자니 떨려서 어찌 할 바를 모를 정도였다. 어려운 일본어 노래를 떼창으로 따라해주셔서 그 에너지가 전달되었고, 에너지를 흡수하며 노래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노래했다"고 말했다.
요아소비는 현재 J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평가 받는다. 데뷔곡 'Into the Night(인투 더 나잇)'으로 일본 최초 스트리밍수 10억 회를 돌파했다.
특히 한국에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アイドル)'을 통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아이돌'은 빌보드 재팬 'Hot 100' 차트에서 21주 연속 1위에 등극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빌보드 글로벌(Excl. U.S.)과 애플 뮤직 'Top 100 : Global', 유튜브 'Top 100 Songs Global' 차트에서도 1위를 거뒀다. 최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아이돌(アイドル)'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아소비는 인기 유튜브채널 '침착맨'에도 출연해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요아소비는 "'침착맨'으로부터 오퍼가 왔고, 출연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저희를 좋아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 촬영하고 나니까 진짜 '침착맨'과 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내 요아소비가 인기 끄는 이유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밝혔다. 해당 질문에 "뭘까요?"라고 두 사람 모두 되물으며 "인기가 '이래서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갈 길이 먼 그룹이기 때문이다. 한국 아티스트, K팝 아이돌이 좋아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한국 팬 분들이 저희를 친숙하게 느끼셔서 좋아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간 여러 K팝 아이돌들이 요아소비의 노래를 언급하거나 춤을 커버해 왔는데, 기억 남는 K팝 아티스트가 있는지 묻자 요아소비는 "저희 입장에서 봤을 때 너무나도 톱스타 분들이라 어느 한 분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다 기억난다"고 했다. 이쿠라는 "언어의 벽, 바다의 벽을 넘어 커버곡을 챌린지로 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기뻤다"며 "저희도 K팝 아티스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자주 듣는 곡들이 많다. 저희 노래를 불러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했다. 아야세도 "굉장히 기뻤다"며 "작곡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제가 만든 곡을 많은 분들이 따라해주시는 것에 대해 제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K팝 시장을 향한 견해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는데, 아야세는 "K팝을 굉장히 좋아하고, 아티스트 분들도 리스펙트하는 분들이다. 저희가 평가는 못하겠지만, 정말 훌륭한 시장이라 생각하고, 존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제쯤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했는지 묻는 질문에 아야세는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씀 드리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며 "'아이돌'이란 노래를 한국 팬 분들이 정말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K팝 아티스트 분들이 요아소비 노래를 커버해주신 것을 보면서 요아소비가 한국에서 팬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아야세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묻자 "요아소비로서 하나의 음악 장르라는 틀에 박혀서 그 장르만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그때 하고 싶었던 장르를 하고 싶고, 그때그때 인상 깊었던 소설을 음악으로 만들며 작업하고 싶다. 자유롭게 연상하며 활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빌보드에서 목표로 하는 성적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는데, 아야세는 "J팝의 대표주자라고 말씀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일본에서 없던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자긍심도 갖고 있고 자신감으로 연결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야세는 "J팝이 전 세계에 나아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빌보드에서 높은 성적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작곡가 입장에서 히트할 만한 노래를 만들 거라는 생각이 아니라 저희가 진심으로 즐길 수 있고, 자신감을 갖고 선보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을 때 여러분이 호응해준다고 생각한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영감 받아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이쿠라도 "결성 당시부터 요아소비는 밤놀이를 하는 그룹이란 의미인데, 동심을 갖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결성한 그룹이다. 즐기고, 멋진 무대를 보일 수 있는 아티스트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질문과 답변이 한창 오고가던 도중 이쿠라가 '인공눈물'을 넣어도 되겠느냐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건조한 실내 공기 탓이었는데, 잠시 간담회가 중단된 사이 무대 옆으로 가 인공눈물을 넣고 돌아온 이쿠라는 자리에 다시 앉으며 기자들을 향해 "드라이 아이(dry eye)"라면서 한국어로 "미안해"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J팝의 인기가 높아진 것에 대해선 이쿠라는 "뭘까요?"라면서 전 세계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라며 "한국 분들이 봤을 때에도 J팝이 K팝 문화와 친숙하고 가깝구나 느껴서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K팝과도 비슷한 분위기가 J팝에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느껴주시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본에서 K팝의 인기가 높아진 것에 대해선 아야세가 "K팝은 전 세계에서 들어주고 있고, 일본에서만 인기 있는 게 아니다. 에너지가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즐겨 듣기 때문에 일본도 그 중 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 "K팝 아티스트들이 일본 방송에도 많이 출연해주시고, 실제로 일본 팬 분들을 만나러 일본에 방문해주시기 때문에 그만큼 일본에서 인기가 있지 않나 싶다. 멋진 군무를 직접 퍼포먼스를 선보여주신다면 안 갈 이유가 없고, 꼭 보러갈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쿠라는 이번 콘서트를 돌아보며 "정말 기억에 남는 단독 콘서트였다. 이번에 오지 못한 분들도 꼭 만나 뵙고 싶다. 계속 한국에 와달라는 요청을 해주시면 다른 기회에 만나뵐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 한국 팬분들께 좋은 음악 선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야세는 "앞으로도 요아소비는 즐겁고, 자유롭게 활동을 이어나가겠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한국 콘서트에 또 놀러올테니 저희에게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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