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은 이제 끝, 신바람 농구에 완벽히 올라탄 양홍석
지난 시즌의 돌풍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창원 LG가 살아난 양홍석(26)을 앞세워 선두 싸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양홍석도 자신의 몸값을 증명하며 LG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양홍석은 지난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26점·9리바운드·7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93-75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2위 LG는 16승(6패) 고지에 오르며 선두 원주 DB(18승5패)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LG를 향한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후 19경기에서 16승3패라는 엄청난 질주를 펼쳤고, 멀게만 느껴졌던 DB와 격차도 어느새 다 따라잡았다.
시즌 초반 LG가 고전한 것에는 양홍석의 부진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 양홍석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수원 KT를 떠나 LG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 5년, 첫 해 보수 총액 7억5000만원의 대형 계약이었다.
하지만 양홍석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비시즌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결국 제대로 손발을 맞춰보지 못한채 시즌에 들어갔다. 끈끈하고 견고함을 자랑하는 LG의 수비는 복잡하고 정교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초반에 이 수비 전술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 결과 개막 첫 3경기에서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는 등 1라운드 평균 9.3점에 머물렀다.
양홍석이 초반 고전했던 이유에는 팀 사정상 4번(파워포워드)으로 뛰는 탓도 컸다. 양홍석이 195㎝의 장신 포워드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4번에는 체격이 크고 힘싸움에 능한 빅맨급 선수들이 나선다. 양홍석과는 미스매치가 날 수밖에 없다. 공격에서는 이 미스매치로 인해 외곽과 스피드를 활용할 수 있어 큰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수비에서는 상대 빅맨급 선수를 막아야 해 힘들어질 수 있다.
1라운드를 통해 양홍석이 수비에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판단한 조상현 LG 감독은 2라운드부터는 양홍석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면서도 도움 수비 등 기본적인 것들은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출전 시간도 꾸준히 30분 밑으로 관리해주면서 코트에 있는 시간에 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올 수 있게 했다.
2라운드를 거치면서 팀 수비에 녹아들기 시작한 양홍석은 이제 공격에서도 미스매치를 활용,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첫 11경기에서 간신히 평균 10점을 넘기는 정도였던 양홍석의 득점은 이후 11경기에서는 평균 15.8점으로 5점 이상 상승했다. 아셈 마레이가 골밑에서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홍석의 경기력까지 살아나면서 LG의 신바람 농구는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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