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꿰차야”… 아프리카TV, 사명 바꾸고 스트리머 모시기 나서
”부정적 이미지 탈피… 글로벌 확장 노려”
트위치 빈자리 꿰차려 BJ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afreeca TV)가 내년 2월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 17년 만에 사명까지 바꾸는 리브랜딩(rebranding·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활동)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 영입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를 ‘숲’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사명 역시 기존 ‘아프리카TV’에서 ‘숲코리아’로 변경할 예정이다. 아프리카TV가 2006년 인터넷방송 사업을 시작한 후 단행하는 17년 만의 리브랜딩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플랫폼과 사명 변경 사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국내 서비스는 두고 글로벌 서비스에서만 명칭 변경을 할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숲’이라는 이름의 의미나 약자 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에서 사용해온 BJ(1인 미디어 진행자), 별풍선 등의 명칭도 바뀔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게임 스트리머(BJ)들은 이용자가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현금성 아이템(별풍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TV는 20~30% 가량의 수수료를 받았다.
아프리카TV가 재정비에 나선 것은 플랫폼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동남아시아를 주축으로 해외 무대로 플랫폼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는 일부 BJ들의 일탈 행위로 지속적으로 논란에 휩싸여왔다. 지난 5월에는 한 BJ가 술에 취해 119 긴급신고센터에 장난전화를 했고, 지난 7월에는 또 다른 BJ가 외국인 종업원의 어눌한 말투를 따라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외에도 욕설, 음주 방송, 과도한 노출 등 아프리카TV BJ들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수익 창출 방식인 ‘별풍선’ 역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별풍선 1개의 가격은 110원인데, 인기 BJ들의 경우 별풍선 수입이 한 달에 수십억원에 달한다. 아프리카TV 별풍선 집계 사이트 풍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가장 많은 별풍선을 받은 BJ는 ‘커맨더지코’다. 그는 현재까지 1년간 3억6453만여개(약 400억원)의 별풍선을 거둬들였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선두해 온 트위치의 한국 철수는 아프리카TV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이다. 트위치가 내년 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후 트위치 이용자들을 추가로 확보하면, 아프리카TV는 스트리밍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다.
다만, 네이버가 오는 19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베타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아프리카TV에 걸림돌이다. 네이버는 이달 20일부터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e스포츠 대회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 후원과 방송 송출을 통해 약 670만명(중복 계정 포함)에 달하는 트위치 이용자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당 방송은 기존에는 트위치에서 이뤄졌는데 네이버는 해당 방송 유치를 통해 트위치 사용자의 아프리카TV 흡수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협력해 트위치 이용자들의 연속성을 보장하며 반격에 나선다. 아프리카TV는 최근 트위치 계정으로 자사 플랫폼에 로그인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TV는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트위치에서 자사 서비스로 전환한 스트리머에게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 아프리카TV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네이버가 치지직 베타서비스를 출시한 후 기술적 완성도가 미흡할 경우 아프리카TV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 했다. 트위치의 철수 선언 이후 스트리밍 시장 2인자인 아프리카TV의 주가도 연일 오름세다. 아프리카TV는 18일 전날보다 5.77% 상승한 7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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