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빅테크 요금 올릴 때 합당한 설명 필요”

이진경 2023. 12. 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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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쉬운 점은 R&D 예산 소통 부족"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잇따른 요금인상에 대해 “합당한 금액인지 소비자들에게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물가 상승에 대한 질문에 “정부가 (빅테크들의 요금에 대해) 강제적으로 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이용자 편익 측면이나 이용자 비용 증가 측면에서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이해시키고 올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빅테크 기업들이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독과점 우려가 제기되지만 국산 OTT 산업이 아직은 독과점을 생각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해외업체에 비해 약하다”며 “경쟁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이후 독과점 등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소회에 대해 이 장관은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와 5G 중간요금제, 청년·시니어 요금제 출시 등 민생 안정 노력 등으로 1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했다. 기술적 문제로 예정일보다 하루 연기해 마음을 졸였으나 성공적으로 하늘로 올라갔다”며 “우리도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활짝 연 감격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장관은 무엇보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의 해”라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등장했고, 그로 촉발된 거대한 물결을 국민이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대한민국이 AI를 가장 잘하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방안과 전국민 AI 일상화를 마련했고, 디지털 권리장전도 만들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티빙 제공
AI 진흥에 대해서는 “해외 빅테크의 거대 자본과 데이터를 한국 기업이 극복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살길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에 특화된 부분을 찾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의료 데이터가 디지털화가 잘 돼 있다”며 “선제적으로 활용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살려서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AI 학습에 엄청나게 많이 드는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등으로 부담을 줄이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올해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 “연구개발(R&D) 구조개혁과 관련해 연구현장, 국민과의 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이 장관은 “대학원생 인건비 걱정 등 현장 의견을 먼저 듣는 절차가 있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젊은 연구자들이 해외에서 연수할 기회와 예산을 대폭 늘렸는데, 현장에서는 반대로 기회가 줄어 한국을 떠날 것으로 걱정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과기정통부 장관으로서 R&D 예산이 감축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 했다는 지적에 나오는 데 대해 이 장관은 “R&D 연구비에 대해 비효율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며 “낭비를 걷어내고 연구다운 연구에는 예산을 더 확대할 것이다. 연구원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 구조조정뿐 아니라 제도개선도 함께하고 있다. 문제들이 하나둘씩 정리되고 실행되는 단계”라며 “이 과정에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진다. 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 장관은 “연구다운 연구가 이뤄지도록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R&D를 통해 성장통을 이겨내고 우물 밖으로 나가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도전적 혁신적 연구에 몰입하고 세계 최고의 연구성과를 내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과학기술 역량이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도 전했다. 이 장관은 “해외 선도국의 과학기술·디지털 장관들과 많이 만났는데 말로만 협력하자가 아니라 표정과 분위기로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낀다”며 “국제협력을 공고히 하고 잘해야 하는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선도국과의 기술동맹이 어느 때보다 공고하게 다져 있다”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이 퀀텀점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해 이 장관은 “독과점 폐해가 있다면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자율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조성이라는 국정과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외국기업과의 관계 등 여러 관점에서 고려할 점이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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