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색 빼자…" 인기 없는 엔씨 TL의 딜레마 [인포로 본 세상]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리니지 물 빼려 노력했지만
이용자 평가 되레 차가워
엔씨 주가도 덩달아 휘청
엔씨소프트가 자사 최대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마침내 공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탓일까. 초반 이슈몰이엔 성공한 듯하다. 지난 7일 정식 서비스를 열자 20여만명의 접속자가 몰렸고, 21개 서버가 30분 만에 포화 상태가 됐다.
문제는 TL을 체험해 본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확률형 아이템'을 TL에 넣지 않았다(표➊). 지난 6월 종료한 베타 테스트 때 있었던 '자동 사냥' 시스템도 과감히 삭제했다. '리니지 시리즈'를 필두로 한 자사 게임들과 TL의 차별화를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은 '급하게 게임을 수정하다 보니 도리어 TL이 게임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증권사의 분석도 긍정적이지 않다(표➋).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이용자가 몰리는 주말 시간대에도 TL은 추가 서버 증설 없이(전체 서버 21개) 게임을 서비스했다"면서 "한 서버가 수용가능한 동시 접속자 수가 5000~1만명임을 고려했을 때 동시 접속자는 10만명 이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20여만명이 몰렸던 출시 초기보다 이용자가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확률형 아이템을 줄인 만큼 이용자당 매출(ARPU)이 적어서 트래픽이 유사한 경쟁게임보다 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TL의 2024년 국내 매출 추정치를 기존 2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하향했다.
이 때문인지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휘청이고 있다. 지난 7일 26만1500원이었던 주가는 TL 출시 직후인 8일 23만8500원으로 8.7% 하락했다(표➌). 11일에 24만1000원으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하루가 지난 12일에 다시 1만1000원 빠진 23만원을 기록했다. 5일 새 주가가 12.0% 하락한 셈이다. 신작이 출시하자마자 주가가 떨어진 건 게임사에 치명적이다. 게임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라서다.
문제는 엔씨소프트에 이 상황을 뒤집을 만한 한방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최대 기대작이 휘청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아마존을 통해 내년 진출하는 글로벌 시장이 TL의 '마지막 희망'인 것으로 보고 있다(표➍).
국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수정하면 해외에서 그나마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때까진 엔씨소프트는 국내 시장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한다. 과연 엔씨소프트에 '봄'은 올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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