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경복궁 낙서’ 용의자 검거…추가 용의자 추적 중(종합)

지난 16일 첫 낙서 사건 다음날 유사 범행
경찰 "중대 범죄 엄정 대응할 것"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담장에 추가로 발생한 ‘낙서 테러’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경찰서는 18일 오전 11시 45분쯤 경복궁 낙서 사건의 용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스프레이로 종로구 경복궁 서쪽 영추문 좌측 담장에 낙서한 혐의(문화재호보법 위반 등)를 받는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 신원미상의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붉은색 스프레이를 사용해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장에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 등을 낙서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대한 복원 작업에 들어갔는데, A씨는 이 낙서 옆에 또 다른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낙서한 담장은 현재 모방범죄의 가능성을 고려해 문화재관리 기관이 가림막으로 가린 상태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첫 번째 사건의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육안상 A씨와 다른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두 사건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말에는 영장 집행이 어려워서 시간이 다소 걸렸다”며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해서 사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도심에 대상이 되는 문화재가 많아서 첫 사건 이후 순찰과 거점 근무를 강화했음에도 또 범행이 벌어졌다”며 “경찰이 한정된 인력으로 다 지킬 수 없는 만큼 문화재 관리기관과 협력해 추가 범행을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씨에 의해 훼손된 경복궁 담장은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의 보존처리 전문가 20여 명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보존처리 장비(스팀 세척기, 레이저 장비 등)와 약품으로 복구하고 있다. 복구작업은 당초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지만 A씨의 추가 범행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