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을 향한 홍명보의 각별한 당부
“훌륭한 선수뿐만 아니라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홍명보 장학재단 홍명보 이사장이 초중고 축구 장학생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홍 이사장은 1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22회 홍명보 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면서 “지금 마음을 잘 간직해서 나중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그러면서 얼마 전 한 장학생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개했다. 홍 이사장은 “올해를 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여자 선수가 편지를 보내왔다”며 “그동안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도 인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정말 고마웠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홍 이사장은 “개인 정보 등 때문에 선수 이름 등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편지를 읽을 때 너무 감동이 됐다”며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장학재단을 운영한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장학재단은 2002년 만들어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포상금, 각계 후원금, 홍 이사장 사재 등이 밑거름이 됐다.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500명에 육박하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축구화 등이 지급됐다. 지소연(수원FC위민), 김민우(청두 룽청 FC), 김진수(전북 현대), 조영욱(김천 상무) 등이 장학생 출신들이다. 재단은 축구 자선 경기, 수비수 재목 발굴 프로젝트(코리아 쉴드 프로젝트) 등 축구 관련 행사뿐만 아니라 불우이웃돕기, 장애인 후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에 공헌했다.
홍 이사장은 “도중에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계속 응원해주셔서 지금까지 왔다”며 “축구에서 받는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이사장은 이날 초등학생 6명, 중학생과 고등학생 각 7명씩, 총 20명에게 장학금과 축구용품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이회택 OB축구회장,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 지동원(FC서울), 박종우(부산 아이파크), 윤석영(강원FC) 등이 참석했다. 홍 이사장은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해 프로선수, 국가대표가 되는 걸 지켜보면 뿌듯하다”면서 “장학생 여러분도 선배 선수들처럼 훌륭한 인격을 가진 멋진 선수들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든 재단은 여러 개 있지만 오랜 기간 자기 이익보다는 사회공헌 측면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홍명보 장학재단 같은 곳은 별로 많지 않다. 홍 이사장은 “어렵게 시작했고 사회적으로 한 약속인 만큼 책임감 있게 재단을 끝까지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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