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여파 내년에도 지속...PF·가계부채 관리 급선무"
김주현 "내년에도 불안요인 잔존
잠재 위험에 대한 엄격한 관리 필요"
[파이낸셜뉴스]내년도에도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부채 등으로 파생되는 금융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국내 주요 연구기관장이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또 서민·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변화, 금융·비금융 융복합 등 국내 경제의 환경변화에 따른 금융산업의 미래대응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전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금융연구원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내년도 금융위 업무계획 수립을 앞두고 내년도 금융시장 여건 및 금융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을 비롯해,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박태상 IBK경제연구소장,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 강동수 KDI 단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은 금융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연구기관, 관계부처, 금융권과 공동 노력으로 헤쳐나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PF, 이미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 등 잠재 취약요인들로 인해 여전히 불안요인이 잔존하고 있으므로 잠재 위험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서민·자영업자 등 민생경제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는 글로벌 교역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증가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여파 속에서 내수 회복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수출과 내수가 불균형하게 회복하는 가운데 금융산업은 저성장 기조와 고금리 장기화로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이에 연구기관별 정책 제안으로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은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가계대출, 중소·자영업자 대출, 부동산 PF 대출 등 부채의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융 혁신을 통해 편익을 증진하는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되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대출중개사이트 광고 차단 등 불법사금융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강화 측면에서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강화와 금리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험추구 행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대응과 불공정거래에 대한 실효적 제재 수단 확대, 투자자의 피해구제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금융업 전망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업권별 건전성 관리 등 장기적인 수익성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회계제도 변경으로 보험회사 손익이 개선됐으나 시장 관행이 쌓이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기적 이익의 규모보다는 제도 변경 이후 나타난 이익의 안정성과 보험회사 경영의 변화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늘어난 당기순익을 미래 투자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태상 IBK경제연구소장도 "현재 은행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이라며 "기업부실 대응을 위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또 "유동성 위기기업군 선별 지원, 기술금융 제도 개선, 수출 중소기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은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변화의 적응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을 제고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금융권 스스로 취약차주 등을 위한 상생금융과 내부통제 강화 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동수 KDI 단장은 "부실이 심각한 부동산 PF대출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우므로 사업성을 기준으로 생존여부를 판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2024년도는 성장의 한계에 처한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할 적기로 판단된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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