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나선 ‘왕서방’들의 변심…명품업체들 날벼락, 왜?

유커 돌아왔지만 ‘명품싹쓸이’ 옛말
명품 찾아다니며 셀카에 만족
중국판 인스타그램 영향 커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본격화했지만 과거와 달리 명품 쇼핑보다는 관광명소를 찾아다니며 셀카를 찍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세계 명품업체들의 단골 손님으로 알려진 ‘왕서방’이 해외 여행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과거 ‘명품싹쓸이’ 쇼핑을 했던것과 달리 관광명소를 찾아다니며 셀카를 찍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명품업체들의 실적을 보면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왕서방’의 해외여행 본격화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지난달 1일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5~7%에서 -2%로 낮췄다. 이에 주가도 17% 급락하며 2017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또 다른 명품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는 지난달 중국·여행 소매부분의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36%나 낮춰잡았다.

바클리 등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소비자들은 수요 감소를 이유로 프랑스 고가 브랜드 루이비통을 소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투자 의견을 내리기도 했다.

백화점 하비니콜스를 운영하는 딕슨콘셉트는 공시를 통해 “홍콩으로 가는 중국 여행객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처럼 쇼핑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홍콩 당일 여행을 즐긴다는 중국 광둥 지역 수출 기업 임원인 환위진(24)씨는 “중국에서도 원하는 건 뭐든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면서 “여행하면서 다른 것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들의 달라진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훙수’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관광객들은 이 앱을 보면서 둘러보거나 셀카를 찍을 새 장소를 물색한다는게 WSJ의 설명이다.

이 업체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행객의 약 63%가 40세 미만으로,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는 쇼핑은 뒷전이고 개인적인 여행 경험을 쌓으려는 경향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