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LNG선 하자 3800억원 배상…“가스公서 돌려받겠다”

영국 해사중재재판소 배상결정
앞서 국내법원 가스公 책임 인정
“배상금 구상 통해 회수 계획”

KC-1 기술이 탑재된 LNG선. <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이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화물창 KC-1의 수리 지연으로 SK해운에 3781억원을 배상한다. 삼성중공업은 KC-1 개발사인 한국가스공사와의 소송을 통해 해당 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은 가스공사의 KC-1 설계 하자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18일 삼성중공업은 SK해운의 특수목적법인(SPC) SHIKC1·SHIKC2에 대한 3781억원(2.9억달러)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영국해사중재인협회 중재재판소는 2018년 삼성중공업이 SK해운에 인도한 LNG운반선 2척의 화물창에 발생한 하자가 합리적인 기간 내에 수리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하자는 KC-1에서 구조적인 취약점 콜드스폿이 발생한 것이다. 콜드스폿은 화물창 내부 냉기가 외부에서 관찰되는 지점으로 향후 외벽 손상이 우려된다. LNG선이 항해하는 동안 KC-1에 누적되는 충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KC-1은 2014년 가스공사가 프랑스 GTT의 LNG화물창 기술 독점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했다. 국내 조선사가 LNG선 1척당 GTT에 내는 기술사용료는 1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은 가스공사의 KC-1 설계상 하자 책임을 이유로 삼성중공업과 SK해운에 각각 수리비 726억원, 미운항 손실 115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중공업은 해당 판결에 근거해 가스공사를 상대로 3781억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상권이란 채무를 대신 갚은 사람이 채무당사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권리를 말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종 배상책임자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관련 소송의 결과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며 “국내 소송 1심 판결 결과로는 LNG운반선에 발생한 콜드스폿 하자는 전적으로 KC-1을 개발한 가스공사의 책임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상금 구상 청구소송을 통해 배상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