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인 尹 카드로 정권교체…비정치인 한동훈, 위기의 국힘 구할까

정치권 향한 불신…정치경험 전무한 윤석열 이어 한동훈 불러내
비대위, 공천 등 정무감각 중요…'정치인' 한동훈 검증 변수도

한동훈 법무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비(非)정치인 출신인 한 장관이 여당은 물론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어진 여권의 위기를 끊어낸 비정치인 출신 윤석열 대통령 모델도 한 장관에게 적용되는 모습이다.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총선이란 거대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공천 등 복잡한 셈법을 정치경험이 없는 한 장관이 풀어낼 수 있냐는 지적이다. 정치인으로 행보를 시작하는 순간 그를 향하는 국민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한 장관을 향한 우려 지점으로 꼽힌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한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날 오후 열리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비대위원장 임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장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최측근인 한 장관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를 비롯한 각종 야당 관련 논란에서 야당에 맞서며 여권 내 잠룡으로 떠올랐다.

비정치인 출신이라는 점도 여권에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꼽힌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이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외연확장에 도움 될 것이란 기대다. 실제 한 장관은 각종 지역행사에서 많은 대중적 관심을 받아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모델을 연상시킨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뒤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은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경선 이후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대선을 치렀지만,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등 예민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공천은 당내 갈등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작업으로, 자칫 잡음이 커질 경우 총선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비정치인’이란 장점이 사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정치인 한동훈에 대한 검증도 리스크로 꼽힌다. 엘리트 관료 출신인 한 장관이 대중정치인으로 나설 경우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을 향한 엘리트 이미지가 더욱 강화돼 외연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의 최대 화두인 '당정관계 재정립'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권력에 맞서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것과 달리,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측근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당내에서는 한 장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한 장관은 대통령을 잘 알고 있는 인사"라며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정치 경험 많은 분들이 야당의 공세에 효과적 대응을 못 하는 모습을 봤다. 새롭고 젊은 리더십, 강하고 스마트한 변화를 촉구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다.

반면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에 익숙했던 분들이 과연 (대통령에 직언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보기엔 그런 의구심이 있고 야당도 그런 프레임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너무 일찍 등판해서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면 상처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