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로 韓美 핵작전 훈련·美전략자산 전개에 ‘강대강’ 맞불
한미NCG회의前 ‘세트성 도발’ 준비한듯
대결국면서 주도권 뺏으려 도발수위 높여
이번 도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대답하겠다”고 외쳤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미와 북한이 핵 대결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한반도 정세에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날 북측 ICBM 발사는 전날 늦은 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 이후 불과 10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이는 북측이 제2차 한미 NCG 회의 이전부터 이 같은 맞대응 시나리오를 짜서 물리적·정치적 도발을 실행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17일 밤 SRBM 비행거리를 도발 원점인 평양 일대부터 미국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입항한 부산작전기지까지의 거리인 약 570km로 잡았다.
동시에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제2차 한미 NCG 회의 결과를 비판하고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도발 명분을 만들었다.
북한은 담화에서 “(한미가) 워싱턴DC에 모여 앉아 위험천만한 핵전쟁 궁리를 하자마자 핵동력(핵추진)잠수함 미주리호를 조선반도(한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며 고강도 추가 도발 강행을 경고했다. 이어 날이 밝자마자 올해 들어 다섯 번 째 ICBM을 발사해 자신들의 경고를 행동으로 옮겼다.
양 교수는 북한은 내년 미국 대선 기간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해 △정찰위성 추가 발사 △고체연료 기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ICBM 정상각도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등 고강도 대미 무력시위를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이번 ICBM 발사를 통해 군사적·내부결속적 성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북측 발사가 지난 4월과 7월에 쏜 고체연료 기반 ICBM인 ‘화성-18형’을 실전배치하기 위한 검수사격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액체연료 기반인 ICBM인 ‘화성-13·15형’에 비해 발사 준비가 간단해 신속 공격이 가능한 화성-18형을 실전배치해 미국 본토를 겨눌 ‘새로운 창’을 선전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이야기다.
한국과 일본의 국방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북측 ICBM은 약 73분 간 비행했으며 비행거리 약 1000km, 정점고도 약 6000km를 기록했다.
이러한 제원은 지난 7월 북한의 화성-18형 2차 발사 때와 비슷하다. 당시 북한은 화성-18형이 1001.2㎞ 거리를 1시간 14분 51초 간 비행하면서 정점고도 6648.4㎞를 기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도발이 ICBM 고각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각도 발사시에는 1만 5000km 이상 비행해 사실상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한은 이제껏 탄두 재진입 능력이나 다탄두 기술 등 ICBM에 필수적인 역량은 보여주지는 못했다. 대기권 밖으로 나갔던 ICBM 탄두는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며 60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데, 이는 고각발사로는 검증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이를 통해 올해 국방력 강화 작업을 일단락 짓고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대남·대미 대결의지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러한 위협행위는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은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의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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