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기본인 선발시장, '귀한 몸' 대접 받을 수 있는 RYU…그런데 소식이 없다. 한화에도 기회 오나
[OSEN=조형래 기자] 이 정도의 커리어, 기록이면 ‘귀한 몸’ 대접을 받아도 된다. 하지만 류현진(36)의 계약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루머들만 있을 뿐, 뚜렷한 근거가 있는 계약 관련 소식은 없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 최대어인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9097억 원)라는 경이적인 금액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빅리거로 도전하는 이정후도 6년 1억1300만 달러(1468억 원)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사인했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3년 연속 MVP인 야마모토 요시노부, 역시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이마나가 쇼타 등이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선발 투수 전체적인 매물의 급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선발 투수들에게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이다.
올해 뉴욕 양키스에서 19경기(18선발) 89⅓이닝 4승8패 평균자책점 6.65의 성적으로 최악의 성적을 거둔 루이스 세베리노(29)가 뉴욕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169억 원) 계약을 맺었다.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LA 다저스에서 32경기 183⅔이닝 13승(11패)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5.73에 피홈런 44개나 헌납한 랜스 린(36)은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2500만 달러(325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보장 금액은 1100만 달러(143억 원)였다. 린은 류현진과 동갑이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선발로 첫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6경기146⅓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3.57의 성적을 남김 세스 루고(34)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3년 4500만 달러(585억 원)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1500만 달러(195억 원)의 적지 않은 연봉이다. 또한 루고와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뛰며 24경기 134⅓이닝 14승4패 평균자책점 3.22로 활약한 마이클 와카(32)도 역시 캔자스시티와 2년 3200만 달러(416억 원)에 합의했다. 평균 연봉 1600만 달러(208억 원).
류현진에게 그리 나쁜 시장은 아니다. 무엇보다 류현진처럼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복귀한 마에다 겐타(35)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2년 2400만 달러(312억 원)에 계약했다. 평균 1200만 달러(156억 원) 연봉을 수령한다.
2021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2년을 통째로 쉬었던 마에다는 올해 올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1경기 104⅓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4.23의 기록을 남겼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팔꿈치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4월 말, 삼두근 부상으로 두 달 가량 결장했다. 내구성에 의문부호가 생겼지만 그렇다고 평가가 박하지 않았다.
류현진도 마에다와 마찬가지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수술 이후 14개월 만인 올해 8월에 복귀해 11경기 52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기록했다. 종아리에 타구를 맞아 강판된 경기를 제외하고는 부상 징후 없이 건강하게 복귀 시즌을 마쳤다. 이닝 소화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복귀 첫 시즌이었던 만큼 토론토 구단도 세심하게 관리하면서 등판을 이어나가게끔 했다.
린과 마에다,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1000만 달러(130억 원)가 넘는 계약을 받았기에 류현진도 충분히 1000만 달러 가치는 충분하다. 또한 류현진은 마에다보다 커리어가 뛰어나고 린과 견줘도 뒤쳐지지 않는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10시즌 186경기(185이닝) 1055⅓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남겼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 여파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2019년 다저스에서 29경기 182⅔이닝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올스타에 선정됐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FA 자격을 얻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었다. 이적 첫 해 코로나 단축시즌을 맞이해서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토론토 마운드를 이끌었다.
마에다는 7시즌 190경기(155선발) 866⅓이닝 65승49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린은 12시즌 활약하며 341경기(317경기) 1889이닝 136승95패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남겼다.
‘디애슬레틱’은 11월 초, 주요 FA 선수들의 계약을 예측하면서 류현진과 마에다, 린을 같은 레벨로 묶었다. 당시 마에다와 린은 1년 1000만 달러, 류현진은 1년 1100만 달러 계약을 예측했다. 당시 매체는 ‘류현진은 2020년 이후 퇴보해 왔다. 하지만 마에다보다 돋보이는 활약을 한 기간이 더 길었다.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오자마자 잘 던졌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류현진에 대해 ‘시즌을 견고하게 마쳐서 메이저리그 계약이 가능하다’라면서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2명과 기자 개인의 생각 모두 1000만 달러 이상이었다. 전문가1은 1년 1300만 달러, 전문가2는 1년 1000만 달러에 인센티브가 포함된 계약, 헤이먼 기자는 1년 1200만 달러 계약을 예상했다.
‘ESPN’에서는 류현진의 계약 규모를 2년 1400만 달러로 예측했다. ‘디애슬레틱’에 칼럼을 기고하는 단장 출신 짐 모우덴은 1년 800만 달러로 예상파기도 했다.
비슷한 레벨의 선수들이 1000만 달러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도장을 찍었다. 류현진의 가치도 1000만 달러 수준이고 류현진이 원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일 것이다. 충분히 귀한몸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관건은 류현진 혼자만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이다. 류현진은 현재 대도시 구단에 포스트시즌에서 경쟁력을 갖춘 팀의 오퍼를 기다리고 있고,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현진의 터전은 그동안 LA, 토론토였다. 모두 대도시였다. 이제는 가족도 생각해야 하기에 많은 조건과 환경을 따질 수밖에 없다. 소식이 없는 것도 이러한 고민들 때문일 수 있다.
만약 메이저리그에서 원하는 제안이 오지 않을 경우, 류현진 최후의 선택지인 한화 복귀 시나리오도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수 있다. 한화도 지난해 채은성, 올해 안치홍을 FA로 영입하면서 유망주 중심의 팀에 경험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류현진까지 복귀하면 한화의 리빌딩 후 윈나우 플랜에 방점을 찍는다. 류현진의 복귀를 위해 샐러리캡도 비워뒀다. 마지막 일발장전을 하겠다는 의미. 어쩌면 류현진 선택의 시간이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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