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고려거란전쟁'? 반등의 여지는 충분해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첫 방송부터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상승하던 KBS 2TV '고려거란전쟁'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은 볼 때마다 감탄을 안기지만, 종종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외부의 경쟁자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3분의 1지점을 지났을 뿐이다. '고려거란전쟁'이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17일 방송된 '고려거란전쟁'(이하 '고거전') 12회 시청률은 9.6%였다. 11회 시청률 9.7%에서 0.1%p 하락한 수치다. 10회 10.0%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2회 연속 하락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10회 시청률이 10.0%를 기록할 당시만 하더라도 '고거전'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오히려 2회차 연속 시청률이 하락했다. 하락 폭이 작다고는 하지만, 분명 눈여겨봐야 할 현상이다.
'고거전'이 이렇게 주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이다. '고거전'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방송 요일이 모두 겹치는 tvN '마에스트라'다. 이영애를 앞세운 마에스트라는 4.2%의 시청률로 출발해 어느덧 6.0%까지 상승했다. 토요일에는 두 편의 금토드라마 SBS '마이데몬'과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있다. 특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5%대의 시청률을 8%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자체 최고시청률 9.6%도 금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기록했다. 일요일에는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가 있다. 대상 수상이 유력한 기안84의 마다가스카르 여행기를 담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역시 5%에서 6%대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연인' 종영 이후 유입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고거전'의 시청자들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고거전'의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목종(백성현)의 폐위와 현종(김동준)의 황위 등극 등 빌드업을 거친 '고거전'은 양규(지승현)가 활약한 흥화진 전투로 초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흥화진 전투는 화려한 특수효과와 전쟁의 참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승리라는 결과물까지 가져왔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이어진 통주 전투에서는 검차를 비롯해 장창, 도리깨 등 다양한 병기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활을 쏘고 이후 백병전으로 전개되는 기존의 사극 전투와는 다른 전개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만, 첫 전투 이후의 전개가 다소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어진 서경 전투에서는 더 심해졌다. 전투 장면 대신 출정과 귀환, 그리고 개경에 도착한 전령의 대사로 빈 부분을 메웠다. 그러다보니 압도적 전쟁신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탈한 시점 역시 이 지점이다. 전쟁 장면의 분량뿐만 아니라 한 회의 분량 역시 줄어들고 있다. 넷플릭스 기준, '고거전' 1~4회의 러닝타임은 60분이 넘는다. 그러나 5회부터는 10분가량 줄어들어 48~9분 대의 러닝타임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에는 고봉밥처럼 꾹꾹 눌러담은 분량이 나오다가 체감이 될 정도로 분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빠른 전개와는 분명 다른 문제다.
이는 제작비라는 문제에서 기인한다. '고거전'은 전작 '태종 이방원'을 넘는 약 27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편당 제작비는 약 8.5억 원 정도로 KBS 대하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KBS 대하드라마 기준일 뿐 다른 드라마와 비교하면 그리 높은 비용은 아니다. 해외 수출 및 OTT의 활성화로 한국 드라마의 편당 제작비가 10억원 이상을 넘는 경우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의복과 소품, 로케이션 등에 제약이 많은 대하사극으로서는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제작비의 상당한 부분이 귀주대첩에 투자됐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다른 장면에 투자하는 비용은 더욱 적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중요하지 않은 전투는 생략될 수 밖에 없고 전체적인 러닝 타임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반등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제작비를 가장 많이 투여한 귀주대첩이 남아있다. 러닝타임만 30분에 달하는 귀주대첩은 전쟁신 CG에 역대 최대 제작비를 투자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명장면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제작진이 자신하는 귀주대첩은 3차 전쟁 막바지에 일어났기 때문에 그 안에 다시 시청자를 끌어모아야 한다. 그 힌트는 12회의 곽주 탈환에서 찾을 수 있다. 2회 분량 동안 동분서주하며 병력을 끌어모았던 것에 비해 곽주 탈환의 분량은 크지 않았지만, '성동격서'같은 전술을 바탕으로 악에 받친 백성들마저 병사가 되어 거란군을 학살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다시금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현실적인 여건 상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되 디테일한 부분에서 몰입도를 높인다면 다시금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충분하다.
'고거전'의 촬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율융서 역을 맡은 배우 김혁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드백을 받고 수정할 기회가 남아있다는 의미다. 앞선 8회, 전회차보다 0.5%p 하락한 7.9%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다음 회차에서 바로 시청률 1.0%p를 상승시킨 '고거전'이 지금의 정체를 딛고 다시금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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