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54명 부상' 인천 호텔, 오피스텔→객실 불법운영 정황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화재로 5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인천 A호텔이 오피스텔을 불법으로 호텔 객실로 운영한 정황이 나왔다. 행정당국은 조사를 벌여 불법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남동구에 따르면 구는 A호텔 건물에 대한 불법 용도변경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건물은 연면적 8410㎡, 지하 3층~지상 18층 규모로 2015년 9월 사용승인이 났다.

당시 용도는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이었지만 현재는 일부 변경돼 1층은 근린생활, 2~6층은 오피스텔, 7~18층은 호텔이다.

이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보면 7~17층 호텔 객실(150개), 18층 옥상 정원, 2~6층 오피스텔( 65실)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A호텔은 총 150개 객실만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뉴스1 취재결과, A호텔은 200여개의 객실을 운영한 정황이 확인됐다.

한 투숙객이 지난달 SNS에 올린 A호텔 후기에 나온 사진을 보면 오피스텔인 2~6층이 객실로 표시돼 있다. 다른 블로거들의 글에도 대부분 A호텔의 객실 수가 200여개로 나온다.

또 전날 A호텔 객실 수를 203개로 발표한 소방당국의 공식 브리핑은 A호텔이 오피스텔을 호텔 객실로 운영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

A호텔은 이미 비슷한 사례로 행정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지난 2016년 3월 2~6층의 오피스텔을 호텔로 사용하다가 적발돼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것이다.

남동구는 조만간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현재 화재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상황이 종료된 후 조사를 통해 불법이 확인되면 이행강제금 부과,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A호텔에선 전날 화재가 발생해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중 2명은 중상을, 13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39명(단순 연기흡입)은 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중상자 중 중국국적의 A씨(37·여)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중상자 B씨(26·남)는 대피 도중 추락해 발목 골절상을 당했다.

병원에 이송됐던 54명 중 8명은 외국인으로 중국·러시아·태국·미얀마·미국·베트남 국적이 각 1명, 필리핀 국적은 2명이다.

inam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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