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증시,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다 먹여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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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올해 뉴욕 증시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를 이끈 주요 기업들이다.
전 세계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하지만 올해 들어 투자들은 매그니피센트 세븐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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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주가 75% 상승…나머지 기업은 12% 상승에 그쳐
고금리로 안정 지향적인 투자 흐름에 AI 열풍 영향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올해 뉴욕 증시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를 이끈 주요 기업들이다. 워낙 존재감이 커서 미국에선 영화 ‘황야의 7인’의 원제인 ‘매그니피센트 세븐(The magnificent seven)’으로 불린다. 이들 기업 주가는 올해에만 75% 상승했다. S&P 500에 속한 나머지 493개 기업은 12%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경기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7개 기업이 시장가치 30% 차지
1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은 S&P500 시장 가치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역사상 상위 7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 기준으로 최고 점유율이다.
전 세계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만 해도 다른 기업보다 하락 폭이 컸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2022년 40% 주가 하락을 겪은 반면 S&P 500의 나머지 주식은 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투자들은 매그니피센트 세븐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금리가 40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투자 여건이 어려워지자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기술 우량기업이 다시 부상했다. 안정 지향적인 투자 트렌드에 이들 기업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오픈AI와 엔비디아 등으로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해당 기술 트렌드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대한 기대치도 커졌다. 예를 들어 오픈 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해 55% 상승해 11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AI용 반도체로 주목받은 엔비디아 주가는 세 배 이상 뛰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시장의 수익 성장에도 기여한 바도 크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의 수익은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기여가 없었다면 수익은 오히려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까지 이어질지 미지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주의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유럽을 중심으로 빅테크 관련 규제가 강해지고 있는 게 변수다. 유럽연합(EU)은 지난 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규제법(AI ACT)’에 합의했다. AI 기술을 위험 정도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눈 뒤 규제를 각기 다르게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안면 인식 기술은 가장 강한 규제를 받는 ‘용인할 수 없는(unacceptable) 위험’으로 정하고 활용 분야를 국가 안보 등으로 제한했다. 또 기업이 해당 규제를 어길 경우 최대 3500만유로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해당하는 벌금 내야 한다.
투자자들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기술 중심 주식 뮤추얼 및 상장지수펀드(ETF)에 41억 달러가 들어왔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동안 끌어들인 약 79억 달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산업 소재 운송처럼 올해 부진했던 분야의 기업들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레이먼드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매트 오튼 수석전략가는 “달러 하락과 금리 하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부 소형주와 신흥국 시장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권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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