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號 SH의 2년]④"원가 공개=집값 하락"은 '거짓인 명제'

이수현 2023. 12. 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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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서울시의 주택 공기업 수장으로 취임 후 2년이 지났다.

원가 공개가 집값 하락과 등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인근 단지의 같은 평형도 2022년 5월 15억9000만원에서 지난 10월 12억5000만원으로 약 21% 하락하는 등 비슷한 수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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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 공개 아파트, 실거래가에 직접적 영향 미치기 힘들어
"소비자 알 권리 차원 도움될 뿐 집값 안정화에 도움 못 돼"

시민단체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서울시의 주택 공기업 수장으로 취임 후 2년이 지났다. 과감한 발언으로 '부동산 정책 저격수'란 별명까지 가졌던 김 사장은 재야에서 외쳤던 주장을 얼마나 실천했을까. 또 그 성과는 시민에게 적합하고 만족하는 수준일까.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온다. 주택은 명품처럼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분양원가를 공개했다고 해서 집값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원가 공개가 집값 하락과 등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으나, 원가를 공개하는 행위와는 전혀 별개로 움직이고 있기도 하다. 금리의 변동과 정책적 지원여부, 경기흐름 등에 따라 자산가치가 변하게 마련이어서다.

김헌동 SH 사장이 지난해 3월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5,6단지 인근에서 내곡지구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H는 지난해 3월 강남 내곡지구에 공급한 6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입주를 시작한 내곡 1단지(서초더샵포레) 3.3㎡(1평)당 분양원가는 1041만원, 분양 가격은 1514만원이다. 전용 84㎡(34평)로 계산하면 분양원가 3억5400만원, 분양 가격은 5억1400만원이다.

분양원가를 공개했지만 실거래가 변화는 다른 단지와 비교해 크지 않다. 아파트실거래가 아실에 따르면 2021년 9월 16억이던 전용 84㎡ 매매가격은 지난달 1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강남LH1단지(e편한세상)가 2021년 10월 17억3000만원에서 지난 8월 13억5000만원까지 하락했고 세곡푸르지오 전용 84㎡가 2021년 8월 17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3억5000만원까지 하락하는 등 인근 지역은 비슷하게 가격대가 하락했다.

지난해 2월 SH가 분양원가를 공개한 서울 강남구 수서동 세곡2지구 1단지(강남데시앙포레)도 이와 비슷하다. 단지 전용84㎡ 매매가는 지난해 3월 19억6000만원에서 15억7000만원으로 약 20% 하락했다. 다만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인근 단지의 같은 평형도 2022년 5월 15억9000만원에서 지난 10월 12억5000만원으로 약 21% 하락하는 등 비슷한 수준 하락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분양원가가 아파트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초더샵포레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직원 A씨는 "가격 하락은 금리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으로 인해 하락했을 뿐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이 주장한 분양가 안정화도 여전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지난 10월 서울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974만원까지 상승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주택은 명품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원가로는 정확한 가격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 "주택은 아무리 비싸도 입지나 수요 등에 따라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가격은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소비자들이 주택의 원가를 파악하고 구매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약간 도움은 되겠지만 가치를 배제한 분양원가 공개는 집값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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