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체험 끝나면 자동결제? 오디오북 불공정 약관 적발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가입 후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았는데도 환불을 제한하는 불공정 약관이 개선됐다. 무료체험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유료 구독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약관이 불공정하다는 공정위 판단이 나왔다.
공정위는 5개 오디오북 사업자(밀리의서재·윌라·교보문고·스토리텔·오디언소리)의 이용 약관을 심사해 미이용 요금에 대한 환불 거부, 무료 체험 후 유료 구독상품 자동 전환 등 11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오디오북은 종이책 또는 전자책을 음성으로 변환해 제공하는 콘텐츠를 뜻한다. 오디오북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2023년 기준 300억 규모의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내년 1080억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가 된 조항을 보면 스토리텔과 오디언소리는 이용 약관에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았어도 환불을 제한하도록 명시했다.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는 계약 서면을 받은 7일 이내 청약철회를 할 수 있고, 1개월 이상의 구독서비스는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역시 다운로드 등 사용 이력이 없다면 7일 이내 청약철회, 7일 이후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구독이 시작됐거나 7일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제한하는 것은 회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부당한 조항”이라며 “시비스 이용 이력이 없다면 7일 이내 취소시 전액 환불, 7일 이후에는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잔여기간 이용금액의 10%를 결제금액에서 공제한 후 환불하도록 시정했다”고 설명했다.
무료체험 이후 유료 구독상품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한 조항도 문제가 됐다.
예컨대 스토리텔은 이용 약관에 “무료체험에 가입할 경우 첫 결제일 전에 구독을 취소하지 않는 한 무료체험 종료시 자동으로 유료 구독 상품으로 전환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한다”고 규정했다.
자동으로 유료 구독상품으로 전환하면서 해당 사실을 회원에게 따로 고지하지 않아 원치 않아도 자동으로 결제되기 쉬운 구조다. 공정위는 “온라인 다크패턴 가운데 숨은 갱신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공정위는 환불할 때 회원이 결제한 수단과 동일한 수단으로 환급하지 않고 예치금으로 환급한다는 조항(교보문고), 고객에 대한 통지 없이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변경할 수 있는 조항(스토리텔), 귀책사유를 불문하고 사업자를 면책하는 조항(밀리의서재, 윌라)등을 적발해 시정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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