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체험 후 자동 유료 전환”… 공정위, 오디오북 5개사 불공정 약관 시정

밀리의서재·윌라·교보문고 등 ‘공정위 제재’
이용 내역 없는데도 ‘환불 불가’ 등 조항 바꿔

공정거래위원회는 밀리의서재, 윌라 등 5개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11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용 내용이 없는데도 환불해주지 않는 조항, 무료 체험 후 유료 구독상품으로 자동 전환되는 조항 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 제재를 받은 곳은 밀리의서재, 윌라, 교보문고, 스토리텔, 오디언소리 총 5곳이다. 공정위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구독 경제’의 성장에 발맞춰 구독 서비스 분야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지난 2020년 7월 전자책, 2020년 12월 OTT 등 구독 서비스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점검 및 시정해 왔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기능의 편리성 등 서비스 만족도는 높지만, 구매 취소 및 환불, 가격수준 등 거래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직권으로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분야를 선정하고 5개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검토해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먼저 공정위는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아도 환불해주지 않는 조항을 제재했다. 소비자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1개월 이상의 구독 서비스는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해 계약 기간 중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구독이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또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사업자들은 고객이 무료 체험에 가입할 경우 첫 결제일 전에 구독을 취소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유료 구독 상품으로 전환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조항은 온라인 다크패턴의 편취형 중 ‘숨은 갱신’ 유형에 해당해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대금이 자동결제 됨으로써 원치 않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피해를 입을 수 있게 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환불할 때 회원이 결제한 수단과 동일한 수단으로 환급하지 않고 예치금으로 환급한다는 조항도 제재됐다. 회원이 예치금을 현금화하는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환불 의사를 포기하도록 할 우려가 있는 불공정한 약관이라고 본 것이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사업자들은 모두 불공정 약관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구독 서비스 분야 등 새로운 시장에서 불공정 약관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정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