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20-20 클럽, 과소 평가된 위협적인 선수" 현역 커리어 마침표 찍는 추신수, 美 언론의 '집중 조명'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과소 평가된 위협적인 선수였다"
SSG 랜더스는 지난 14일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며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즌 종료 후 결정과 함께 최저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 기부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고 밝혔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KBO리그가 아닌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추신수는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05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시애틀 시절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추신수는 2006년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가 된 후 재능이 대폭발하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이적 첫 시즌 클리블랜드에서 45경기에 출전해 43안타 3홈런 타율 0.295 OPS 0.846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듬해 클리블랜드에서는 6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지만, 2008시즌 94경기에 나서 98안타 14홈런 타율 0.309 OPS 0.946의 성적을 거두며 본격 '주전'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2009시즌 156경기에 출전한 추신수는 175안타 20홈런 86타점 87득점 21도루 타율 0.300 OPS 0.883의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전성기가 시작됐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한 방은 물론 정교한 컨택 능력에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승승장구를 이어갔고,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신시내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친 끝에 지난 2014년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689억원)의 초대형 '잭팟'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텍사스에서 7시즌을 뛴 후 추신수는 KBO리그로 전격 복귀했다.
당시 추신수는 SSG와 연봉 '27억원'의 엄청난 계약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처음 한국팀의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메이저리그 시절과 같은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137경기에서 122안타 21홈런 69타점 84득점 25도루 타율 0.265 OPS 0.860의 성적을 손에 넣으며 '20-20클럽'에 가입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고, 올해도 112경기에서 12홈런 타율 0.254 OPS 0.777의 성적을 남겼다.
만 40세가 넘은 추신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연장을 비롯한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을 이어갔는데, 2024시즌이 종료된 후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은퇴를 선언하며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추신수가 은퇴를 결심한 것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18일 "지난 세 시즌 동안 KBO리그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추신수는 마지막으로 1년의 시간을 더 보낼 것"이라며 "추신수는 KBO리그 최저 연봉으로 재계약을 맺었고, 그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기 때문에 추신수는 2024시즌 무료로 경기를 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MLBTR'은 메이저리거 시절의 추신수를 조명했다. 매체는 "추신수는 2005년부터 20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1652경기에 출전해 7157번 타석에 들어서 .275/.377./447의 성적을 남겼다"며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뛰는 동안 매우 견고한 123의 wRC+(조정 득점 생산력)을 기록했다. 성공을 거두지 못한 시즌에도 항상 출루를 하는 기술을 보여줬다. 그리고 세 번의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는데, 파워와 주루에서 과소 평가된 위협적인 선수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텍사스 시절의 아쉬움도 빼놓지 않았다.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7시즌 동안 799경기에 나서 771안타 114홈런 355타점 464득점 52도루 타율 0.260 OPS 0.792의 성적을 남겼는데, 계약 규모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었던 것은 분명한 까닭. 'MLBTR'은 "추신수의 계약은 필연적으로 큰 기대를 수반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텍사스와 추신수가 모두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MLBTR'은 "부상과 수비 출전이 감소하는 추신수의 가치는 방망이에만 묶이게 됐다. 텍사스에서 좋은 수치만을 생산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았다. 7년 동안 fWAR(팬그래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7.5만 기록했다"며 "2020-2021년 오프시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제한된 관심만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가 SSG와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업적을 남긴 뒤 KBO리그로 돌아온 추신수는 2024시즌이 끝난 뒤에는 유니폼을 벗는다. 하지만 선수단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드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캡틴'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게 됐다. 그리고 추신수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 팬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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