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공격에 HMM도 수에즈운하 아닌 희망봉 돌아 유럽간다

수에즈운하 이용 시보다 6천500㎞ 더 항해하고 7∼8일 더 걸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이승연 기자 =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공격을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를 결정했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15일 홍해를 지나던 2만4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더블린호'에게 수에즈 운하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HMM 더블린호는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출발해 아시아를 지나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는 선박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면서 HMM도 다른 대형 해운사와 함께 수에즈 운하로의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 우회를 결정했다.

앞서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 예멘 앞바다를 통과할 예정이던 모든 선박에 운항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희망봉 앞을 통과하는 우회로를 이용하라고 지시했다.

HMM은 국내에서 유럽 정기 노선을 운영하는 유일한 선사다.

유럽으로 부정기 노선을 운영하는 국내 벌크선사 팬오션은 홍해 운항 시 우회를 포함해 선원과 화물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돌게 되면 6천5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8일 더 걸린다.

이번 우회는 HMM이 가입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와의 협의 끝에 결정됐다.

HMM과 같은 해운동맹에 속한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최소 18일 동안 홍해 통과를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HMM은 지난 2021년 3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막는 사고가 발생하자 2만4천TEU급 'HMM 로테르담호' 등 선박 4척을 46년 만에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시킨 바 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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