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종환의 쉘부르[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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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 중심의 유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프랑스의 프랑크 푸르셀 악단은 폴 모리아 악단 등과 함께, 무드(mood) 음악의 세계 정상이다.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도 음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시그널 뮤직'으로 흔히 사용하는 이유다.
1969년 명사 초청 대담 프로로 출발한 '별밤'은 전설적 DJ 이종환(1937∼2013)이 1970년 제3대 별밤지기를 맡으며 음악 전문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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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 중심의 유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프랑스의 프랑크 푸르셀 악단은 폴 모리아 악단 등과 함께, 무드(mood) 음악의 세계 정상이다.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도 음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시그널 뮤직’으로 흔히 사용하는 이유다. MBC FM 심야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도 그중 하나다. ‘고마워, 셰리’라는 뜻의 프랑스어 ‘메르시 셰리(Merci Cherie)’가 제목인 곡으로, 오스트리아 출신 가수 우도 위르겐스 노래를 프랑크 푸르셀이 1968년 편곡·연주했다. 심금을 울린다. 그 프로 진행자인 ‘별밤지기’ 제10대 김기덕이 1979년 선곡해, 현재 제27대 김이나까지 변함없다. 1969년 명사 초청 대담 프로로 출발한 ‘별밤’은 전설적 DJ 이종환(1937∼2013)이 1970년 제3대 별밤지기를 맡으며 음악 전문으로 전환했다.
‘영원한 DJ’로 불린 이종환은 MBC ‘밤의 디스크 쇼’ 첫 DJ도 1981년에 맡아 1989년까지 진행했다. 프랑크 푸르셀 악단 연주곡 ‘안녕 졸리 캔디(Adieu Jolie Candy)’를 시그널 뮤직으로 삼았다. 팝송은 라디오나 해적판 LP로 말고는 접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 방송에서 영국 출신 그룹 비틀스의 명곡 ‘예스터데이(Yesterday)’를 소개하며, 중저음의 감성적 음색인 그가 곁들인 해설의 시작은 이랬다. “가버린 날들과 함께 모두 잊은 것 같았던 옛이야기, 또다시 내 곁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쩔 수 없이 나는 가버린 날의 진실 앞에 머뭅니다”. 이어서 읊은 대목 “지금 생각하면 울어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나는 가버린 날의 진실을 믿고 있습니다”까지 받아 적은 청취자도 있다.
그는 1973년 서울 종로 2가에서 문을 열었다가 1975년에 명동으로 옮긴 라이브 음악 감상실 쉘부르를 통해서도 뛰어난 청춘 가수를 200명 넘게 배출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항구도시 이름을 딴 그 감상실의 무대에 세우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수만·채은옥·남궁옥분·임창재·강은철·강승모·권태수·이태원·위일청·김범룡 등이 그렇게 빛을 봤다. ‘국민 MC’였던 허참도 쉘부르 출신이다. 올해가 그 쉘부르 탄생 50주년, 이종환 타계 10주년이다. 이종환의 2004년 저서 ‘팝송은 죽었다’도 절판됐다. 그의 목소리로 소개하던 음악을 찾아서 듣고 싶어지는 겨울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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