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수출 호황기, 中과의 무역 지형도가 바뀐다”
완성차 수출, 4년새 84.2%↑
하이브리드·전기차가 성장 이끄는데
中 완성차 수입↑·부품 수출↓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완성차 수출액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84.2% 늘어나는 등 자동차 산업 ‘호황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친환경차 중심 수출이 호황을 이끌고 있다.
수입 역시 친환경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완성차가 점차 늘어나는 반면 중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 등은 점차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전동화 전환기를 맞아 완성차 산업 무역 지형도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친환경차가 수출·수입 이끌자…中 수입 비중↑
올 3분기 차종별 수출액 증가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내연차는 1.5%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4.0%,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는 40.9%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이 호황이었던 반면 완성차 수입액은 줄었다. 한자연은 같은 기간 승용차 수입액이 12%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임현진 한자연 산업분석실 선임연구원은 “중국 로컬(현지) 브랜드 비중은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Y, 폴스타2 등 미국·유럽계 브랜드 제품의 판매 호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완성차는 호황인데 부품은 ‘주춤’
한자연은 또한 자동차 부품산업 수출액이 완성차 수출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19년 1~3분기와 올해 1~3분기 자동차 부품산업 수출액을 비교한 데 따르면 증가율은 4.6%에 불과했다. 완성차 성장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중국으로부터 친환경차 부품을 수입하는 규모는 도리어 늘었다. 무역적자가 올해 3분기까지 약 30억달러(3조9000억원)인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수입량의 96.4%가 중국발(發)이다.
임 선임연구원은 “국내 배터리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우리나라로 역수입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며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및 셀 제조 등 간접수출을 통한 국내 경제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라고 부연했다.
부품 수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국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중 미국향 수출 비중은 2018년 26.0%에서 올해 3분기까지 35.7%로 꾸준히 성장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기업 외 해외 완성차 기업으로 향하는 자동차 부품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미국의 중국산 부품 수입이 줄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한자연 측은 향후 변화하는 산업지형 및 공급망 구조 등을 보다 세밀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미래 완성차 부품에 관한 분류체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임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산업 수출액은 차량용 부분품과 부속품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동 (수출)코드 에는 엔진 및 배터리 등 일부 품목과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래차 부품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완성차 및 부품 수출 증가율의 차이는 실제 무역현황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최근 미래차 전환에 따른 자동차 부품산업의 변화 내용이 HS 코드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데서 기인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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