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 연속 장·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의도는? (종합)
北, 우리 군에 “허세성 객기…겁 먹은 개가 요란”
18일 조선중앙통신 "조선반도, 일촉즉발 긴장" 주장
韓 강대강 구도 관리, 담대한 구상 투트랙 전략 유지 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결과에 반발해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핵잠수함을 직접 겨냥하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장·단거리 탄도미사일 플랫폼을 동원해 전 사거리대로 핵무기 투사가 가능하다는 전략·전술적 동시 타격 능력을 현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밤 10시 38분경 평양 일대에서 쏜 SRBM 1발이 포착했으며 이 미사일은 570㎞를 비행 후 동해상으로 탄착했다"며 "우리 군은 한·미 간 공조하에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발사 즉시 포착해 추적·감시하였으며, 한·미·일 간 北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였고,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운반 기술은 계속 발전 중이며 미국 본토가 북한의 공격 범위에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북한은 최근 사전 준비가 짧고 기습 발사가 가능한 다양한 사거리의 고체연료기반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지난 7월 19일 새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변칙 기동이 가능한 최고 고도 5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 550km를 비행한 뒤 떨어졌는데 이는 방향을 돌릴 경우 전날 부산에 기항한 美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인 '켄터키'함(SSBN 737)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이번 도발은 그들의 주장과 같이 한미가 사상 처음으로 북핵 공격에 대응해 한미가 공조해 북한에 핵 보복을 가하는 군사적 대응 시나리오를 연습하는 데 따라 이를 트집 잡으려는 의도와 이날은 특히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12주기로 북한 내부의 주민 결속력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2차 NCG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 8월 '을지 자유의 방패' (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훈련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김 차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참석차 미국에 입국하며 취재진에게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8일 오전 대외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내부 선전매체 노동신문에 동시에 게재된 ‘허세성 객기로도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제하의 논평에서 우리 군 수뇌부의 최근 발언 및 미군과 함께 실시한 연합훈련을 나열하면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는 특유의 비하와 비꼬는 논조의 비평을 내놓았다.
또 “미국상전과 야합하여 전시련합특수작전훈련, 련합과학화전투훈련을 벌려놓는 등 이해가 저물어가는 마지막순간까지 반공화국대결소동에 광란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이것은 조선반도 안보환경을 통제불능의 극단상황에로 몰아가다 못해 끝끝내는 북남군사분야 합의서라는 ‘마지막 안전고리’마저 뽑아버린 자들이 뒤가 켕겨 부리는 허세성 객기”라고 우기는 특유의 적반하장식 주장을 펼쳤다.
북한은 전날에도 도발 직후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결과를 “로골적인 핵대결 선언”으로 규정하면서 이번 도발이 미국 핵추진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의 부산 입항에 반발하는 차원이라며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핵사용 기도도 선제적이고 괴멸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미주리함 입항에 대해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면서 “년말년시를 앞두고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또다시 핵전략 수단들을 들이밀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 행위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핵 공조에 매번 맞섬으로써 전략자산 전개 반대와 같은 자신의 정책적 목소리에 일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핵 강압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역내 상황을 역이용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하고 ‘강 대 강’ 구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자신의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한미 핵안보를 핵도발로 상쇄하겠다는 도발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핵강압의 수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ICBM는 바로 이러한 핵위협을 인도-태평양 전 지역뿐 아니라 미 본토에까지 가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 핵강압 극대화의 포석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RBM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SRBM 발사는 단순 국지도발이 아니라 핵도발 차원"이라며 "북한은 ‘핵 vs. 핵’ 대결 구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핵 대결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셈법이 깔린 행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역학구도 속에서 한국이 ‘강 대 약’ 구도로 회귀한다면 이는 북한의 기정사실화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기에 안보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현재로서는 ‘강 대 강’ 구도를 치밀하게 관리하여 억제력을 높이는 것이 안보해법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며 "다만 담대한 구상도 폐기된 옵션이 아니란 메시지를 지속적해서 발신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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