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천재 백사장2', 한식 환대 현지 분위기는 호재일까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3. 12. 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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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방송 영상 캡처

tvN '장사천재 백사장2'는 장사가 잘된다.

프로그램 속 식당에 손님이 몰리고 방송 자체도 인기라 중의적 의미로 잘 되고 있다. '장사천재 백사장2'는 대부분 회차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5% 이상을 기록 중이다. 수치 자체도 성공한 예능 시청률이지만 시즌1이 대개 3~4% 정도였다가 간간이 5%를 넘겼던 점까지 감안하면 대세 상승 중임이 분명하다.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는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연예인 직원들을 데리고 해외 현지에서 한국 음식 장사를 하는 내용이다. 백종원은 간편한 레시피와 탁월한 식당 운영 솔루션으로 음식 예능 시대를 열고 이끌다가 오랜 노출 탓인지 최근 들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수가 줄어들고 시청률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 이 시리즈로 다시 저력을 확인시켜 줬다. 

이번 시즌2에서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 산세바스티안에 한식 주점을 열고 현지인들 입맛을 사로잡는데 도전 중이다. 이장우 존박, 유리 효연(이상 소녀시대), 이규형 에릭(더 보이즈) 파브리 등이 요리 보조와 홀 서빙, 바텐더 등 직원으로 함께 고군분투한다.

산세바스티안은 미슐랭 인증을 받은 식당들이 즐비할 정도로 음식 문화가 잘 발달된 지역이라 백종원과 직원들은 시작 부담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영업 개시 후 손님들이 몰려들자 2호점을 오픈하는 프랜차이즈 시도, 그리고 지역 상권에서 매출 1위 도전 등 목표를 계속 상향 중이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역시 정확한 상권 분석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백종원이라는 대체불가 존재 덕이다. 백종원은 개시 후 테라스에 손님이 없자 테이블의 철제 느낌에 대한 거부감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테이블보를 씌워 이를 극복하고, 2호점에는 통창을 활용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인하는 솔루션으로 성공을 이끄는 등 현란한 사업 스킬을 보여주고 있다. 

식당 공간에 대한 솔루션만이 아니라 주방 운영에 있어서도 백종원의 솔루션은 빛을 발한다. 준비한 음식 재료가 떨어져 직원들이 당황할 때 남은 재료들로 대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식당 운영 전반에 걸쳐 절대자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백종원의 명불허전 운영에 더해 시즌1과는 다른 현지 분위기가 '장사천재 백사장2'의 장사를 호황으로 만드는데 기여한다. 산세바스티안 지역에서 한식은 낯설지만 거부감은 없는 음식으로 보이는데 한식에 불편함을 보이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고생이 많았던 시즌1 모로코, 이탈리아에서와 대조적이다. 

시즌2의 메뉴는 닭강정 떡볶이 불고기 계란찜 김밥 오징어 튀김 등 한국에서 흔한 음식들을, 현지인들의 입맛 고려한 특별한 변용 없이 그대로 내놓는데 다들 맛있게 먹는다. 산세바스티안 지역 손님들이 시즌1의 현지인들과 차이가 있다면 한국을 알고 있는 이들이 훨씬 많아 보인다는 점이다.

산세바스티안의 손님들은 한국과 한국 음식에 대한 지식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서 체류했던 이들도 여럿 등장한다. 앞선 시즌1 지역들에 비해 한류 문화가 훨씬 많이 퍼져 있는 느낌이다. 

어떤 메뉴를 내놓아도,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조리법을 고민하지 않아도 산세바스티안 사람들은 한국 음식을 편하게 즐기고 맛있어한다. 서양인들이 가장 약한 한국 음식의 매운맛도 8회나 돼서야 처음 힘들어하는 손님이 등장할 정도로 대부분 맛있게 잘 먹는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그렇다 보니 '장사천재 백사장2'의 식당들은 거침없이 순항 중인데 그 흥함을 보고 있다 보면 남겨지는 아쉬움도 있다.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의 최상위 재미는 한식에 이질감을 느끼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결국은 사로잡는 험난한 과정이라 여겨지는데 그 순간이 시즌2에는 사라진 상태다.

물론 현재 '장사천재 백사장2'에서 재미를 부르는, 현지인들의 한식에 대한 호의나 백종원의 효과 높은 솔루션만으로도 충분한 시청자들도 많아 보인다. 시청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으니 말이다. 17일 방송에서도 핀초 포테라는 현지 젊은이들 거리 축제에 1000인분이라는 엄청난 판매량을 맞춰내기 쉽지 않아 조마조마한 상황이 이어지는 재미가 상당했다.   

그런데 산세바스티안 이후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가 다른 지역에서의 장사에서는 다시 호의적이지 못한 현지인의 입맛을 극복하는 상황을 다시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지속적인 한류의 확산으로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기에 산세바스티안의 분위기가 다음 시리즈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지역에서도 계속 한식에 호의적인 분위기라면 그래도 시청자들이 계속 시즌2만큼 재미를 느낄지도 궁금하다. '현지인의 입맛 텃세'라는 해외에서의 음식 예능에 가장 강력한 재미 유발 장치가 없으면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는 배경만 해외일 뿐 백종원의 이전 국내 식당 상대 솔루션 예능과 뚜렷이 차별화돼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의는 한국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일 듯하다. 하지만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에는 긍정으로만 작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해외로 나간 백종원 예능의 롱런 여부가 달린 문제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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