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배꼽털달팽이·산골조개… 한라산에도 연체동물 산다

김영헌 2023. 12. 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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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 산골조개 등 연체동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한라산 내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는 미꾸리도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장오리에 서식하는 미꾸리는 동물지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현상으로, 한반도 내륙에 서식하는 미꾸리 집단과의 유전적 차이 등을 포함한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미꾸리의 서식이 자연 분포인지 인위적 이식인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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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수어류‧연체동물 첫 조사
산정호수엔 미꾸리도 발견
산골조개(사진 왼쪽)와 제주배꼽털달팽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한라산에 산골조개 등 연체동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한라산 내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는 미꾸리도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연체동물을 비롯해 담수어류, 거미류 등 3개 분야의 생물자원 현황에 대한 첫 조사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동굴생물연구소 전문가 등과 함께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연체동물 3목 11과 15속 19종, 담수어류 2종, 거미류 23과 89속 134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체동물은 산골조개, 제주배꼽털달팽이, 제주남방밤달팽이 등 한국 고유종 4종을 포함한 총 19개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연체동물과 담수어류 서식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라산 내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 서식하는 미꾸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담수어류는 어리목 탐방안내소 인공연못에서 잉어가, 산정호수인 물장오리에서 미꾸리 등 2종만 확인됐다. 물장오리에 서식하는 미꾸리는 동물지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현상으로, 한반도 내륙에 서식하는 미꾸리 집단과의 유전적 차이 등을 포함한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미꾸리의 서식이 자연 분포인지 인위적 이식인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미류는 장수염낭거미류, 접시거미류 등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 후보종 2종을 포함해 134종이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2016~2019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확인된 190종과 이번 조사에서 새로 기록된 종 33종을 합치면 지금까지 총 223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담수어류와 연체동물 조사는 고지대인 한라산국립공원의 지리적 위치, 물이 잘 빠지는 한라산의 특성상 조사할 수 있는 지표수가 연중 많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그동안 조사에서 빠져있었다”면서 “이번 조사는 그간 조사되지 않은 자원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첫 시행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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