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이 떠올린 결정적 3점슛 넣던 순간

창원/이재범 2023. 12.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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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뭔가 나는 느꼈는데 눈이 맞아서 움직이면 (패스를) 줄 거 같았다. 딱 패스를 줘서 어렵게 넣었다.”

창원 LG는 17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93-75로 꺾고 홈 9연승을 달렸다. 한 시즌 기준 홈 9연승은 팀 최초다. 기존 두 차례 홈 9연승을 작성한 적은 있지만, 모두 두 시즌에 걸쳐 기록했다.

양홍석(26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과 아셈 마레이(22점 16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돋보인 가운데 승부처에서 유기상(11점 3리바운드 3점슛 3개)이 빛났다.

유기상은 17점 차이까지 앞서다 4쿼터 초반 72-62, 10점 차이로 쫓길 때 연속 두 방의 3점슛을 성공했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결국 유기상에게 3점슛을 연속으로 내주며 수비가 무너지고, 경기가 무너졌다”고 유기상의 3점슛 두 방을 뼈아프게 받아들였다.

유기상은 이날 승리한 뒤 “지난 경기(vs. 가스공사) 때 원정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며 “고참 형들부터 양홍석 형까지 한 발 더 뛰려고 하고, 오늘(17일) 경기에서 힘들 때마다 홍석 형이 한 방을 넣어주고, 마지막에 정희재 형이 넣어줬다. 이런 게 우리를 끌고 가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에서 연승 행진 중이라고 하자 유기상은 “시즌 초부터 조금씩 관중이 늘어나는 걸 보면서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진다. 그러니까 승률이 더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지면 연패에 빠질 수 있었다.

유기상은 “지난 경기에서 수비 실수가 있었다. LG 농구의 강점이 수비인데 신인으로 수비에서 실수가 나온 걸 책임감을 느끼고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며 “안 된 부분도 있지만, 투지와 의지에서 남달라서 승리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주말 연전을 치른 유기상은 체력의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이 나오자 “처음에는 의욕이 활활 타올랐다. 지금도 그렇다.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감사하게 뛰고 있다”며 “한번씩 몸 컨디션이 안 좋은 게 확 온다. 그러니까 더 몸 관리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아직은 첫 시즌이고 마지막까지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서 열심히 하고, 몸 관리를 잘 할 생각이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들어온 양홍석은 유기상의 4쿼터 3점슛 두 방에 대해 “나도 지쳐 있어서 누가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인왕 0순위 후보답게 유기상이 잘 마무리를 해줬다”며 “또 유기상은 득점도 득점이지만, (이정현의 3점슛) 블록을 보셨나? 그만큼 수비에 장점이 있다. 수비를 잘 하고, 3점슛 두 방을 곁들인 완벽한 플레이를 했다고 본다”고 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웃은 유기상은 “후반 두 번째 3점슛은 홍석이 형이 패스를 줬다. 홍석이 형이 공격을 할 때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나는 느꼈는데 눈이 맞아서 움직이면 (패스를) 줄 거 같았다. 딱 패스를 줘서 어렵게 넣었다. 항상 나를 챙겨줘서 더 넣으려고 해서 (3점슛이) 들어갔다(웃음)”고 했다.

양홍석은 “정확하게 기억난다. 투맨게임 후 베이스라인을 타고 가는데 기상이가 눈썹을 두 번 올렸다. (패스를) 탁 주고 스크린을 걸었는데 기상이가 3점슛을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유기상은 4쿼터 5분 51초에 나온 이정현의 3점슛 블록을 언급하자 “우리 팀의 장점이 마레이 선수도 있는데 4번(파워포워드) 형들의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공격은 이원석 선수를 데리고 홍석이 형이 가교 역할과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했다”며 “수비에서는 약점이 있다고 해도 블록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뒤에 형들이 로테이션을 잘 돌아준다는 걸 알고 있어서 바짝 붙어서 수비를 할 수 있고, 그걸 믿고 수비를 해서 그런 좋은 장점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양홍석과 정희재에게 공을 돌렸다.

롤 모델로 삼았던 이정현의 슛을 막았다는 질문이 나오자 유기상은 “지금은 인터뷰에서도 말씀 드렸는데 정말 가깝게 있는 이관희 형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 실제로 많이 물어본다”며 “립서비스 아니냐고 하는데 관희 형이 드래프트 후순위에 뽑혀 살아남은 이유가 있고, 그걸 흡수해서 배우게 된다면 나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어서 지금의 롤 모델은 관희 형이다”고 했다.

이재도, 이관희와 각각 기자회견에 들어온 적이 있는 유기상은 이번에는 양홍석과 함께 했다.

유기상은 “(양홍석은) 두 선수(이관희, 이재도)가 섞인 거 같다. 차분하게 대답할 때는 경기 내용을 읊으면서 관희 형 같은 위트 있는 말을 한다”며 웃은 뒤 “나도 홍석이 형 같은 인터뷰를 해야 할 거 같다. 너무 재미없게 하면 안 된다. 조금씩 옆에서 배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윤민호,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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