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더딘 K리그 수원, 구단 안팎 커지는 ‘한숨’
무관심 일관에 “차라리 매각해라” 여론도…삼성, 책임있는 결정 서둘러야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지향하며 지난 1995년 12월 창단됐던 프로축구의 ‘명가’ 수원 삼성이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동안 기업팀들의 강등이 가끔씩 있었지만 수원 삼성의 강등은 ‘축구 수도’ 수원특례시민과 한국 프로축구의 응원문화를 선도해 온 수원 서포터즈는 물론, 많은 축구인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한결같이 “일류를 지향하던 삼성이 어떻게 이지경이 됐나?”라는 것이다.
‘명가’의 몰락을 안타까워 하는 팬들은 하루빨리 수원 삼성이 사태를 수습하고 쇄신을 통해 다시 1부리그로 도약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강등 열흘이 지나도록 사의를 표명한 구단 대표와 단장, 감독 선임이 지연되면서 팀을 재편하기 위한 구도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골든 타임’을 놓쳐 내년 시즌 K리그2에서 마저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구단 안팎에서는 그룹의 무관심과 안일함을 이유로 꼽는다.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 스포츠단이 별도로 운영되면서 빠른 의사 결정과 일류 지상주의를 펼쳤던 삼성 스포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결정을 내줘야 할 관리 주체들이 제때 내리지 못하는 시스템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원 삼성 뿐만 아니라 농구, 야구, 배구 등 대부분 삼성 소속 프로구단이 최근 잇따라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도 전혀 성적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이나, 투자 계획 등 쇄신안을 마련하기는커녕 방관만 하고있는 현 상황을 팬들은 개탄하고 있다.
구단 안팎에서는 이처럼 안일하게 구단을 운영할 바에는 차라리 구단을 매각해 뜻있는 기업들이 팀을 맡아 운영하는 것이 한국 축구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 마저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가 맡아 운영하던 때처럼 집중 투자를 통해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라는 소리를 들었던 일류구단이 관리 주체의 변경 후 투자와 관리를 외면하고 여론만을 의식해 ‘적당한 운영’으로 일관한 것이 오늘의 화를 불러왔다는 것을 팬들도 알기 때문이다.
프로구단은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 홍보와 부가 가치 창출, 연고지와의 관계 유지, 스포츠 발전 기여 등 여러 이유로 운영된다. 그럼에도 삼성이 이를 외면한 채 명문구단의 몰락 후에도 이를 방치한다면 세계 초일류 기업 답지 못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수원시민과 축구 팬, 그리고 많은 축구인들은 수원 삼성의 회생과 쇄신을 위한 모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을 바라고 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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